지난 추석 연휴, 이동면 초음마을 들에서 마늘을 심는 모습입니다.

고향을 지키는 오빠는 마늘 논이 어색할 법도 한 조카들까지 데려나와 땀을 덜어주는 여동생 내외가 더없이 고맙기만 합니다.

추석 연휴 내내 이런 풍경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도시생활을 피해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쉬었다 가려 온 명절 연휴인데도 늙으신 부모님 두 분이 이 너른 들을 더듬고 다닐 생각을 하니 다리는 무거워지고 허리는 뻐근해 와도 마음은 더없이 편안해 집니다. 어머니의 무릎이 왜 그리 아팠는지, 곧던 허리가 왜 그렇게 굽었는지 마늘 논을 더듬는 아들은, 딸은, 며느리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렇게 평생 늙은 부모님이 디뎠던 그 마늘 논에 오늘은 아들, 며느리, 딸, 손주들 발자욱이 채워집니다.

고랑에 놓인 마늘은 흙을 덮고, 흙이 덮힌 그 이랑에는 사랑이 차고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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