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에 80-90만원!
이러면 무슨 생각이 나는가? 좀 괜찮은 패키지여행 같지 않는가?
비행기 비용이 들지 않는 국내 여행이라면 신혼여행도 이 정도 비용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초등학교 학생의 여름 캠프 비용이란다. 단 한 명의!
어떤 여름 캠프들인지 좀 살펴보자.
좀 비교적 저렴하다는 캠프다. 4박 5일에 53만 원.
아이들의 인성을 육성한다는 이 캠프는 ‘수준 놓은 커리큘럼과 훌륭한 강사진, 유기농으로 제공되는 식단과 한 특정부서 장관의 직인이 찍힌 증명서를 발급하기 때문’에 학부모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얻고 있단다. 그래서 6월 초에 이미?접수가 끝난 상태라고 했다.
언론에 보도된 또 다른 캠프를 보자.  5박 6일에 참가비가 89만 원인 한 과학캠프.
초등학교 2~6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번 캠프 역시 비슷하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강의 내용과 전문적인 교육 스케줄로 잡혀 있고. 또한 K대학에서?이뤄지는 수업인 만큼 수업의?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결코 고비용이 아니란 것이다.?
 게다가 유명 짜한 그 대학에 다니는 언니오빠들과 생활해 보았다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학생들에게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관계자 측의 설명이란다. 3백 명을 모집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1%도 안 되는 아이들이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입학 준비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에는 초등학교 3학년도 결코 빠른 시기가 아니라는 점도 누차 강조된다. 이 역시 6월 초순에 접수 마감된 상태다.
그런데 이 정도의 참가비라면 비정규직 직원의 한 달 급여 수준이다.
캠프 참가비용이 이렇게 고가임에도 이처럼 빠른 시간 내에 캠프가 접수 마감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충 따져 보면 우선 질적으로 수준이 높단다. 또 수료증이나 증명서 같은 것이 나중에 대학에 들어갈 때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란 것이다.
 앞으로 점차 확대 될 입학사정관제에 추가 할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 오히려 더 크다는 것이다. 결국 대학 입학의 광풍은 초등학교에도 불고 있는 것이다.  ?
그럼 입학사정관 제도란 무엇이냐?
이것은 학생의 수학 능력과 학습 잠재력을 파악해서 학생의 대학 입학 여부를 사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이 입학사정관 제도에 유용할 것이라 판단하고, 캠프 업체들은 그렇게 선전하고 있다는 것인데,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고급 캠프에 간 것이 대학 수학에 도움이 된다? 이것이 학생의 학습 능력과 잠재력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초등학생이 비싼 캠프에 가는 것은 돈 많은 부모가 보내 주는 것이지 자기 자신이 간 것이 아니지 않는가? 결국 부모의 경제력과 부모의 자식을 위해서 학교에 돈을 바칠 각오 정도를 본다는 말에 불과하지 않는가?
모르겠다, 워낙 이런 계통에 약삭빠른 서울 강남의 학부모들이 나선 일이니 나중에 정말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이런 ‘스팩’을 선호할 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사기다!
다시 한번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살펴보자면, ‘공교육만으로 대학입학이 가능하도록 공교육 강화와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린 제도’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들은 중 고등학교 시절 봉사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등 교내활동이나 경력에 비중을 두고 있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이런 고액캠프 참여 여부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 지역에서는 초등학생들 대상의 고액 캠프도 없고 그래서 이런 잡스런 열풍에 휘몰리지도 않는다. 우리 고장은 얼마나 좋은가?
청정해역 바다가 있고 금수강산이라고 선인들이 노래한 산들이 있다.
방학 때 공부는 잠시 젖혀 두자. 이럴 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가득히 받아 들여야 한다.
바다에 가서 헤엄도 쳐 보고, 갯벌에서 쏙도 잡아보자. 친구들 끼리끼리 모여서 산에도 올라보자. 자연 만큼 큰 스승이 없다. 서울에서 돈으로 사는 고급 캠프는 다 유사 상품에 불과하다. 아무리 거금을 들여도 자연을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남해의 청소년들이여! 아득한 바다에서 큰 희망을 보고, 높은 산 정상에서 꿈을 노래해라.
그래서 이 여름이 지나면 검은 피부에 빛나는 눈동자로, 가슴에는 호연지기로 가득하여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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