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주 회장
남해시장 상인회 김봉주 회장<사진>의 웃음은 제법 근사하다. 지난해 3월 상인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27년을 수협에서 근무했고 가두리 양식장을 경영하면서 수산물 유통을 제대로 아는 정통 수산통이다.

남해시장 역사에서 소프트웨어적인 변신을 가장 많이 시도한 회장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남해어민이 잡은 활어가 헐값에 팔려나가는 것을 보고, 생산-소비의 직거래 장터인 ‘생산자코너’를 만든 가장 활약이 두드러진 주인공이다.

시장 내에서는 “친절하세요!”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상인회회장이다.

쿠폰제, 상인 앞치마, 인증서란 이름표제 실시, 생산자코너 설치, 남해신문과의 협약, 민-관-언론이 함께한 T/F팀의 핵심이자 이번 ‘남해군 연안어업인단체 바다사랑협의회와의 업무 협약 체결’ 등도 그의 최고 업적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많은 변화의 한복판에 그의 협상력과 추진력이 빛났다는 결과다.

“2년간 남해시장 감사로 있다가 이사들이 100% 추천해서 남해시장 회장으로 추대됐다.”
남해시장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의 애환과 포부를 들었다.

“지난 3월 새 어시장인 생산자코너를 만들 때 영업 중이던 노점상을 한쪽으로 몰았다. 3~40년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하신 분들이라 논란도 있었고 설득을 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생산자코너가 만들어지고 보름간 새벽 3시30분에 시장을 찾아 어떻게 될지를 지켜봐왔다. 생산자가 많은 시장이 살아있는 시장임을 확신했다. 시장이 잘되려면 물건이 싸고 질도 좋고 덤을 주는 그런 인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생산자코너에서 생산자이자 상인들이 그걸 잘한다. 직접 잡은 생선을 생산자들은 새벽에 와서 1시간이나 1시간 30분이면 다 팔고 다시 다음 상인으로 바뀐다. 생각보다 생산자 코너는 잘 운영되고 있어 기쁘다.”

“남해 어민 생산자들은 한이 있었다. 기존의 어시장에는 4명의 주인들이 운영하는 개인시장이라 생산자들이 직접 물건을 팔러 오면 장세 다툼이 많았다. 시장은 있었지만 물건을 팔 장소를 어민들은 찾질 못했다. 어민들은 ‘남해시장 아니면 팔 곳이 없나’라며 최고 품질의 남해 활어는 인근 진교나 삼천포로 팔려나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남해시장이 남해 활어를 외면했던 결과였다.”

이런 결과로 ‘남해군 연안어업인단체 바다사랑협의회와의 업무 협약이 체결’됐고 연안에서 생산하는 수산물을 대거 이 생산자코너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 이번 협약의 처음이라면 이를 계기로 군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남해시장을 찾게 한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남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최고의 이미지인 펄떡이는 활어로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생산자코너가 만들어지고 보름을 새벽 3시에 출근한 그는 하루  5~6회, 시장을 도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본지와 협약 뒤 처음 인터뷰 기사가 실린 ‘덕신옷수선점 사장 정선자 씨’를 시장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가 정선자 씨를 소개할 때 “그런 사람이 없구마~”라던 감동적인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병든 남편을 업고 태우고 와 자신의 옷수선점에서 눕혀놓고 장사를 했다.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하나의 ‘참사랑’의 표본이 된다싶어 작년 시장 총회 때 상을 줬다. 그런 사람이 남해시장에 많아 인간적인 시장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내 박향순 씨(61)를 “우리 각시”라고 말하는 그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그의 남해시장에 대한 향후 목표는 크고 대단했다. 목말라했다.

“우리도 장흥의 정남진 토요시장처럼 관광객 유치를 해야한다. 향후 남해시장은 현 부지를 활용해 다른 도시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복합상가를 지어 전통시장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봤음 싶다. 바다와 인접한 곳에 시장을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도지사와 국회의장이 우리 지역출신이란 점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밀고 나갈 참이다. 현행대로 간다면 현 대형주차장을 특산물과 친환경 판매 코너, 문화공연 코너를 만들어 시장으로 유입하는 인구를 늘려야 한다. 남해만의 먹거리를 개발해 판매할 수 있게 하고 시장내 회센터를 만들기 위해 장소를 물색 중이다. 상인들의 교육은 계속될 것이다.”

“온나. 온나. 사랑하는 친구야.” 인터뷰 도중 전화가 왔고 김 회장은 통화 뒤 말했다. “업무 마치고 이 친구를 생산자코너에 점포를 연 ‘자연산닷컴(횟집)’으로 데리고 갈거다. 자연산닷컴은 상인회와 점포주가 계약을 했고 상인과 또 상인회가 계약을 해 2중 계약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 자연산닷컴은 번영회 지정 횟집인데, 남해시장의 성공한 사례로 만들겠다. 이 집에 친구를 데려 간다.” 작은 에피소드지만 그의 질주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지난 13일 김 회장은 업무 마치고 시장을 한 바퀴 휘 둘러보고 “친절하세요~”란 말을 하며 업무를 마쳤고 통화한 친구와 소탈하게 소주 한잔 했을 것이다. 14일엔 ‘남해군 연안어업인단체 바다사랑협의회와의 업무 협약 체결식’에서 “모두 부자 되시라”고 인사했고 협약식 다과회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하여!”라고 건배 제의했다. 서글서글한 그의 웃음이 유독 돋보였던 협약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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