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하고 가슴 아픈 뮤지컬이었다. 성폭력범인 남자 어른 인형을 등장시켜 성폭력을 교육하는 뮤지컬을 보는 한 명의 성인 남성으로서의 시각이 그랬다. 동화 읽는 어른처럼, 어른들도 봐야할 공연이었다.
‘아동 성폭력 및 유괴 살해’와 같은 무시무시한 범죄의 예방을 위한 뮤지컬, “우리 몸은 소중해요 우리가 지켜요”라는 인형극<사진>을 본 소감이 그랬다.

공연 취지를 이해하면서도 쓰리고 아픈 것은 현실 사회에 대한 불쾌하고 두렵고 한심한, 개탄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동성폭력범이 활개치고, 유괴와 살인이 현실인 점에서 인형극은 현실이었다.

아동 ?성폭력 예방사업으로 실시된 이번 인형극은 보물섬가정행복상담소가 주관하고 남해군이 주최했다.
지난 14일 남해읍 남해문화체육센터에 열린 ‘어린이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 인형극’에는 오전 10시20분 1회 공연과 오후 1시 2회 공연을 합쳐 관내 어린이집 및 유치원 원아 등 650명이 관람했다. 어린이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성폭력범에 대해 야유하고 고함치고 “안돼요”를 외쳤다.

취지는 ‘아이들에게 성범죄의 경각심과 올바른 대처방법을 알려주어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성폭력범이 아이 샛별이에게 인형을 사주며 성폭력을 시도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다는 내용이다.

나쁜 아저씨가 샛별이를 유인하고 “예쁜 샛별이는 옷도 벗지 못하지”라고 묻자 샛별이는 “벗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샛별이 잠지 없지” 묻자 “있어요!”, 이어 “치마 속에 뭐가 있는지 볼까?” “싫어요!”하고 샛별이가 저항할 때 관람을 하던 아이들은 “안돼요!”라고 절규하듯 외쳤다.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끄덕이게 하는 공연이었고 심정적으로 눈물나게 만든 뮤지컬 인형극 한 편이었다. 연극 마지막엔 “좋은 어른이 훨씬 많고 나쁜 어른은 쬐끔 있어요”란 말은 다소 위로가 됐다. 이런 연극이 없어지는 것이 아이가 살만한 세상임을, 아프게 되뇌는 공연이었고 취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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