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들어서자 단내가 진동했다. 6~7월 제철 과일들이 시장에 쫙 깔렸다. 과일에서 쏟아지는 단내가 나른하게 하고 온 긴장을 풀어줬다. 지금 남해시장은 달고 상큼하다.

“노지 토마토라 찰지고 좋아!” 남해시장 입구 노점에서 사진 찍는 기자에게 토마토를 건넨다. 29일 고현면 대곡마을에서 온 주민이다. “3일째 팔고 있다”는데 “해마다 이맘때면 팔러와요”한다.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농약은 안치고 하우스에서 기르지 않은 것”이라며 또 다시 “하나 먹어봐요”하고 건넨다.

10kg 한 박스에 2만5000원하고 “오늘 60kg정도를가지고 왔다”고 했다. 넙죽 받아 먹고 싶은데 이놈의 체면 때매.

토마토 노점 맞은편, 남해읍에서 “셋방을 산다”는 고종아(69)씨다. “신문에 나와 장사가 좀 잘됐으면 싶다”고 했다. “좀 팔리게 해도라”고 말하는  솔직함이 좋아 한 컷.

고 씨의 물건은 완두콩과 배추 등등이다. 완두콩 한 바구니 가격은 4000원이다. “배추는 약을 안쳐 구멍이 숭숭 난 것”이라고 했다. “허리가 아프고 몸도 안 좋다”고 말한 고 씨는 “그냥 놀기 그런께 여기서 시간 보낸다”고 허허 웃는다.  그 웃음이 좋아 또 ‘찰칵찰칵’ 사진 찍는 소리에 과일 향이 슬슬 퍼지면 또다시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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