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친절’ 이미지 중요 반증

여름철이다. 남해에 가장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해수욕장 이용객만해도 44만 8천여명, 남해군이 매년 발간하는 2009년 통계연보에 따른 7~8월, 두 달 간 관광객 수는 약 102만 명. 연간 400만에 조금 못 미치는 관광객이 연중 남해를 찾는다고 점을 감안하면 이 시기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관광객들이 남해를 찾고 남해를 보고 또 남해를 느끼고 간다.

올 여름철 성수기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이 얼마나 지갑을 여느냐에 따라 실상 ‘여름 한 철로 일년을 산다’하는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의 그 1년이 결정되는 셈이다. 탄탄한 준비와 손님맞이가 그래서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발간하는 국민여행실태조사 보고서 결과는 남해의 손님맞이 준비가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하는지 너무나 명확한 답을 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민의 라이프스타일 및 가치관 등 변화에 따른 국내여행실태를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추이를 분석,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민관광정책수립 및 관광수용태세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매년 이 보고서를 발행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만 15세 이상 국민들이 여행지를 선택하는 정보원으로 ‘친구 및 친지의 권유’를 가장 신뢰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는 최근 3년간 매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가 그 뒤를 이었다. <그래프 참조>

▲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2008년 국민여행실태조사 보고서’에 담은 여행지 선택시 참고하는 정보원 도표. 친구나 친지 등 지인의 권유에 의한 추천이 전체의 60%이상을 차지해 현지 여행 또는 관광시 지역에서 받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반증한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2008년 국민여행실태조사 보고서>

경남도립남해대학 관광과 이병윤 교수는 이 결과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말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때론 너무 당연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친절', 남해를 찾은 관광객이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 수천 수만가지의 관광홍보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한국관광공사의 실태조사 결과가 그대로 반증하는 것이죠”

이 교수는 관광상품은 체험상품이라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흔히 휴가를 계획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작년에 어디 갔다 왔어요?’ 또는 ‘가 본 곳 중에 어디가 좋아요?’라고 가장 먼저 묻게 되죠. 상대의 체험을 그리고 경험해 본 사람의 느낌을 그만큼 중시한다는 겁니다.”

이병윤 교수는 “여행이나 관광에서 얻는 느낌이나 여행지·관광지의 이미지는 기대와 경험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여행지 또는 관광지에서 불만족은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경험한 것이 불일치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기대 불일치를 유발하는 요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바가지요금’, ‘성수기 할증 요금’ 등 여행객이나 관광객이 쉽게 동의하기 힘든 감정적 요금 책정이다. 이 교수는 프랑스의 ‘지뜨’처럼 사전에 고지되고 공지되는 것만으로도 이런 기대 불일치를 확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지뜨(Gite)'는 프랑스 농촌관광의 대표적 브랜드로 농촌 민박, 홈스테이 개념에 가까운 숙박시설이지만 호텔의 별과 같은 성격을 띠는 보리(이삭) 개수로 숙박시설의 등급을 매기고 이 등급에 따라 이용료를 책정해 이용객들이 부당 요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대 불일치를 해소하고 또 이 정보를 사전에 고지해 결과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남해에서도 해수욕장 인근 민박 및 숙박업소 등을 통해 바가지 요금 근절, 호객행위 자제 등 이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지만 일부 업소 또는 주차요금 부당징수 등 한철 장삿속에 밀려 관광객 민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병윤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런 불만족을 해소할 수 있는 민간의 자발적인 의식개선 노력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 주도로 이뤄지는 친절교육이나 의식개선 교육은 피교육생들에게 강제성을 띤 하나의 의례처럼 느껴지죠. 교육은 자발적일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관 주도보다는 번영회, 음식업협회, 숙박업계 등 민간조직을 중심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꾸준히 ‘친절’에 대한 공감대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올해 남해를 찾은 ‘친구, 친척 등 지인’들의 느낌은 내년 얼마나 그 효과를 발휘할지 아직은 모른다. 다만 10명 중 6명이 그 정보에 의존한다면 올 여름 남해를 찾는 102만명. 그 주변 사람들 6명에게 정보가 주어진다면 내년에는 적어도 612만명. 터무니없는 산술적 곱셈에 불과하지만 분명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