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의 장모인 이애순 씨의 점포에 사위의 선거 명함이다. 이 씨는 “나서는 성격이 아니다”며 사진 찍기를 거절했다.
큰딸의 남편,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의 장모 이애순 씨(73)는 남해시장 6평짜리 점포에서 30여년을 장사했다.

“사위가 도지사 됐다고 그만하라는 사람이 있어요. 몸 성하면 장사를 해야지. 도지사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나도 먹고 살아야지.”

인터뷰 내내 친구가 끊이지 않고 찾아왔다. 지나가는 친구를 불러 앉혀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길 했다. “어디 갔다 오노?” “가서 뭐했노?”와 같은 일상의 말이 오갔다. 이애순 씨는 도라지와 고사리, 파와 상추, 버섯과 같은 농산물을 파는 점포주였다. 사위가 군수가 되어서도 시장 상인이었고 도지사로 당선되어서도 시장상인이었다.

‘사위가 용돈은 좀 주냐’고 물었다. “돈이 많은 사람은 아니잖아” 이 씨가 말했다. “군수 7년하고 빚지고 나온 사람이잖아요.” “댕기다 보면 돈을 많이 쓰게 되는데, 명절 때나 되면 가끔 5만원도 주고, 많을 때는 10만원을 받아본 적이 있어요.”

이번 선거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10년 전에 남편이 부산의 병원에 입원해 위장 수술을 했는데 옆 병상에 젊은 사람이 대장암에 걸렸어요. 그때 젊은 사람이 안 돼 보여 조약도 나눠먹고 하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퇴원을 했는데 이 젊은이가 7~8년간 소식이 없더니만 선거 전날에 전화가 왔어요. 거제도 사람인데, ‘거제도는 똘똘 뭉쳐 있으니 사위가 당선될 겁니다’이래요. 참 눈물이 납띠다……남해에 꼭 찾아오라고 했는데, 마늘 한 망태기라도 사줘야 할낀데…….”

“사위에게 혹시 나쁜 영향을 줄까봐 주의했고 할 말도 못하고 살았어요”고 했다. 짐작되는 부분이 있어 숙연하기도 했다. “군수일 때는 군민 잘 살게 하려고 애쓰는 걸 옆에서 지켜봤고, 이제는 도지사 됐으니 도민들 잘살게 하면……그렇게 믿는 거지……”

사위, 김두관 당선자는 이 씨의 6촌동서 아들이라 했고 연애 반 중매 반으로 큰딸과 결혼하게 됐다고 했다.
“딸(채정자 씨)은 성격이 밝고 남 억수로 좋아하는데 날 닮았어요. 일을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는 성격이지만 사위는 느긋하고 신중해요.”

“당선되고 나서 아침밥도 못 먹을 정도로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당선을 믿었겠지만 많이도 떨었을 것이다. 그리고 행복했을 것이다.

“큰딸 손주들은 내가 키우다 시피했어요”라고 말한 이 씨는 “장사해 돈 벌면 용돈으로 쓰고 군대 간 손자 5만원도 주고 3만원도 주고 합니다.”

“할배(남편) 살아선 남 농사 조금 짓고 논 안 팔아먹기 위해 이 장사를 열심히 했어요. 재산이라곤 이 점포랑 논 몇 마지기뿐이고……친구들이 여기에 오면 놀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그렇게 사는 거지.”
인터뷰 끝나자마자 이내 이 씨는 금방 친구들과 토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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