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니 남해인으로서는 반가운 일들이 많다. 남해인과 함께 생사고락을 해왔고 남해의 존재를 전국에 알렸던 6선의 박희태 국회의원이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남해에서 이장, 군수를 지내고 지난 정부에서 장관까지 역임했던 김두관 전 장관이 이번에는 경남도지사로 우뚝 섰다. 소속 정당이나 정치 이념이 어떠하든 간에 남해인의 영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 후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해 밖에서는 이런 경사가 있는 반면 남해 안에서는 선거 때문에 이웃끼리 비방하고 갈라져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특히, 이번 선거결과는 전국적으로 여당과 정부의 패배로 규정될 만큼 이변이 많았다. 남해 역시, 무소속 군수, 한나라당 도의원, 그리고 9명의 군의원 중 3명의 무소속 의원으로 이전과는 다른 구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결과가 나온 만큼 선거과정은 격렬했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나, 후보자를 도운 선거운동원이나 모두 각자의 주장과 논리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선거는 끝났다. 그리고 대결도 끝났다. 결과에 대한 해석이야 어떠하든 간에 결국 유권자가 심판을 내린 것이다. 심판이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아직도 링 위에서 더 싸우겠다고 우겨서는 안 된다. 손에 낀 글로버를 벗고 링에서 내려와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는 화합과 소통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당선자나 낙선자나 모두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선자는 낙선자의 마음상태를 미리 헤아려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낙선자의 정책과 공약 중에 좋은 내용이 있으면 검토해서 반영할 줄 아는 지혜도 갖추어야 한다. 낙선자 역시 4년 내내 두고두고 괴롭히겠다는 앙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당선자에 제공할 마음을 가져야 한다.

벌써 언론에는 지방선거 이후 당선자와 낙선자간에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어느 지자체 당선자는 상대 후보 진영의 사람까지 아우르는 ‘시정개혁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공약 실행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한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우리 고향 남해인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과 인품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제 정말 ‘비빔밥’처럼 살았으면 한다.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내는 나물들을 매운 고추장과 함께 비벼서 먹는 비빔밥은 외국인들도 최고로 인정한다. 그것은 바로 소통의 맛이고, 화합의 맛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건강식이기도 하다.

인간이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개성과 주장이 있겠지만 비빔밥처럼 서로 융합이 되어야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다.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회는 정체 또는 후퇴하기 마련이다.

우리 남해인은 유달리 개성이 강한만큼 더욱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남해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 판국에 힘을 합치지는 못할망정 서로 앙심을 품고 자기만 옳다고 살아가다가는 남해의 공멸을 보게 될 것이다.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남해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작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런 만큼 끝난 일에 매달리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만 손해다. 남들은 앞을 보고 가는데 뒤를 돌아보는 사람에게 발전이 있겠는가. 우리 남해는 갈 길이 멀다. 그런 만큼 이제 지방선거를 끝으로 우리 모두 똘똘 뭉쳐 새로운 남해를 건설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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