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준-이주원 부부가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자연산닷컴(www.jayunsan.com) 주문을 확인하고 있다.

 

‘오도리 들어왔습니다. 생물 호래기 주문받습니다.....갑오징어 돌게 낙지 주꾸미 문어 대량구입 하실 분 연락 바랍니다 자연산닷컴에서는 국내자연산 만을 취급합니다.’

자연산닷컴(www.jayunsan.com)에 이런 창이 떴다. 줄줄이 열거된 것이 장사속이라기 보단 오히려 정감이 간다.

자연산닷컴!? 남해 어부 양만준 씨(46)가 만든 13년 된 인터넷 쇼핑몰이다. 동갑 아내 이주원 씨(46)와 함께 모두 사장인 2명 기업이다.

이 쇼핑몰이 과감하게 남해시장으로 들어왔다.

“낚싯배를 운영하다 규모가 커졌다. 서면 유포에선 생산은 편했지만 영업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남해시장으로 들어오게 된 건데, 오늘이 첫날”이라고 했다.
첫날, 인터뷰 내내 양 사장은 고기를 장만하고 아내 이 씨는 주문 배송을 챙기느라 바빴다. 부부는 일했고 기자는 따라다니며 질문했다.

새 어시장 생산자 코너 한복판, 고객쉼터 맞은편에 자연산닷컴이 있고 아직 정식 간판을 달지는 못했다. 2개의 활어수족관이 이 코너에선 현재 하나뿐이라 단연 눈에 띈다. 남해시장 번영회에서 직영, 후원하는 업체이기도 하지만 자연산닷컴이란 브랜드로 전국을 맹공략 하는 남해 어부의 고유브랜드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10년을 살며 조립식 건축을 동업하다 IMF 이후 망했다. 당구장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힘들었다. 막막하게 고향에 돌아오니 살길이 생겼다.”

‘살길.....’ 이말의 어감이 너무 좋았다. 고향 서면 유포마을이 그를 넓게 안았고 그는 고향에 온몸을 던졌다. 그리고 3년 전 결혼했다.

“배를 못타고 낚시도 못해 처음엔 많이 싸웠다”고 했다. 아내 이주원 씨의 넋두리다. “지금도 싸운다”고 웃었고 “사랑싸움 아니겠나”란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양 씨가 웃었다.

‘붕장어 감성돔 우럭 볼락 참가자미 모두 잘 받았습니다. 소라도 제법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성돔은 생각보다 큰 놈으로 골라 주셔서 포떠서 잘 먹었지요. 역시 고급어종이라 입에 붙더군요…….’

강원도 원주에서 자연산닷컴을 통해 주문한 고객이 올린 글이다. 쇼핑몰엔 고객 게시판에 오른 글만 10일 현재 1058개였다. 회원수만 1500여명이라는데, 이런 글이 제법 있는 것으로 보아 회원과 운영자 간에 소통이 되는 쇼핑몰임은 틀림없었다.

아내 이 씨는 “순수익은 아니지만 매출이 월 2000만원 정도 된다”고 했고 “하루 10건 이상 꾸준히 주문이 들어온다”고 했다.

“고구려 장군 양만춘에서 점 하나만 떼면 그게 제 이름이다. 양만준”이라고 소개한 그의 위트가 고스란히 자신의 쇼핑몰에 담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아침 남해바다에서 직접 어획한 생산물을 “침을 찔러 피를 빼내고 얼음을 채워 택배로 보내거나, 손질, 또는 익혀서 전국으로 우편 배송하는 일이 주 업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판매에 주력하지만 남해시장에서 자연산회를 직접 먹고 갈 수 있는 조그만 자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산닷컴이 온라인과 남해시장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할 것 같다. ‘대박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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