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정황상 모녀인 것 같다. 지난 2일 오전 8시40분께 고현면 도마초등학교의 한 장면이다.

그의 세 번째 앞쯤에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 부부가 있었다. 십 수 개의 유력, 유수의 언론이 김 후보 부부의 일거수일투족을 집중 촬영했다. 바로 뒤에 있던 이 여성과 아이는 별 수 없이 촬영이 끝나길 기다렸고 약간 지체하면서 투표했다.

김 후보는 투표 전, 긴 줄 속에서 이 여성과 아이를 향해 뒤돌아보고 잠깐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김 후보와 함께 기자들이 우르르 빠져나가고 그때서야 기표용지를 받은 이 여성의 순서가 왔다. 바로 앞에 있던 김두관 후보에게 그가 투표했을까. 알 수 없다.

김두관 후보의 카메라 세례에서 한 발치 벗어나 이런 장면을 구경하고 기다렸던 모녀였다.

박빙의 승부에서, 쟁쟁한 유력 정치인이 고향에서 투표하는 모습. 전 언론이 자신의 매체에 담아야할 전국적 사안임을 말로 표현해 뭘 하나.

하지만, 함께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괜한 감상이지만 김두관 후보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이 아이와 엄마가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당선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중요하고 도지사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다. 당연히 유력 후보를 주목하지만 그 뒷면. 언론이 정작 더 주목해야하는 것이 뭔지…….

이 아이와 엄마는 4년 뒤 또는 그 뒤, 다시 투표소를 찾을 것임을 짐작했다. 그때 그가 ‘남해사람 김두관’이란 이름을 두고 헷갈려선 곤란하다. 아이가 커서 ‘김두관’이란 이름을 들먹일 때 그 이름이 부정적이어서도 곤란하다.

아이를 위해 낮게 허리를 굽힌 엄마처럼, ‘낮은 곳으로 더 허리 굽히시길......’ 그로 인해 짧은 시간이나마 기다린 두 모녀를 위해 긴 줄에서 뒤돌아본 것처럼 언제나 다시 뒤돌아보기를......군수 시절도 그랬고 도지사가 된 지금 “내게 인사 청탁을 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하는 그와, 우리 모두가 축복이었던 선거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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