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초중학교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도내 최하위군에 속했던 남해가 2009년도 평가결과 현격한 학력향상을 이루어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3일 교과부 발표에 따르면 남해는 초중학생 학력향상도가 고성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이 2.6%로 도내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 평가에서 8.7%에 이르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이처럼 줄어들고 보통이상(우수)학력 비율도 도내 중위권에 들었다는 소식은 지난해 평가결과를 보고 안타까워했던 군민들에게 작은 위안이 된다. 초등학교 과학, 사회 과목은 전국 6위, 19위를 기록해 상위권을 차지한 것도 기분 좋은 소식이다.
지난해에 특별히 사교육 열풍이 분 것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교육과 관련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학력향상이 된 것은 일선 교사들의 분석대로 디딤돌, 별빛마을 공부방 등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남해처럼 경제적, 사회적 환경이 불리한 지역에서 공교육이 이루어낸 작은 성과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남해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볼만 하겠다. 물론 학력이 아이들의 미래를 모두 좌우하진 않겠지만 사회를 이끌어 나갈 기본역량에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기초학력이란 점은 분명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학교교육은 남해의 발전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되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사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교육을 통한 학력 향상, 전인교육의 모범사례를 창출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할 수도 있다.
이번 평가 결과에서도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학력미달 비율이 낮고 사교육비 지출이 적은 충북, 전남, 제주 등이 성적이 우수하고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서울, 경기지역의 학력미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북 옥천군의 경우 9개 읍면, 인구 5만4000명으로 남해와 여건이 비슷하고 특별히 사교육 비율이 높지 않은데도, 이번 평가에서 초등학생 국어, 사회, 과학, 영어, 수학 전 과목이 전국 1~3위를 차지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옥천교육청은 일선학교와 협조하여 교과·수준별 맞춤식 수업을 진행하고 부진학생들은 1대1 교육으로 학력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또 상위권이었던 강원도 양구의 경우도 맞춤식 교육과정은 물론 ‘편치볼 학습학력관리카드제’의 도입, 참여교사들에게 ‘마일리지 114제’를 통한 혜택을 주는 등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 지역들 역시 1~2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 학년이 10~20명인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오히려 맞춤식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았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인구도 적고 재정도 열악한 아키타현이 학력평가 결과 3년 연속 최우수를 차지한 사례도 이와 비슷한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거의 과외 수준의 맞춤식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십분 활용해 아이들의 학력향상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길 바란다. 교육청, 학교장, 교사,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한다면 학력이 우수하면서도 학생들이 재미있게 다니는 학교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학교교육의 모범사례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남해의 특성에 맞는 사례들을 도입하고 창조적으로 개발해 남해가 전국에서도 가장 교육여건이 성숙한 곳으로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