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공동묘지 도로 개설 사업이 아산마을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업주체와 주민들 사이에 마음의 여유를 가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또한 공익사업의 일환인 공동묘지 정비사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손익을 끼치는지 신중히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안타까운 것은 사업계획 수립과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협의가 없이 일이 꼬인 점이다. 그동안 남해군의 공동묘지 정비사업은 소규모 마을 단위가 대부분이었으며 아산공동묘지처럼 아산, 봉전, 오동, 북변, 유림, 신기, 현대 등 9개 마을이 모두 이용하는 총면적 50,370평방미터의 공동묘지를 정비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9개 마을 대표자로 구성된 묘지관리위원회가 자체적인 노력을 하여 도비를 확보해 옴으로써 추진된 사업이기 때문에 공동묘지 인근의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발단이 된 듯하다. 마을단위 공동묘지는 처음부터 주민협의가 되지만 9개 마을 공용부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충분치 못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이 된다.
9개 마을 전체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공동묘지가 정비되는 것이 좋은 일이지만 아산, 오동 등 인근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부터라도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못 풀어낼 일은 없을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묘지 이용이 줄어들어 자연으로 환원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고, 공원화가 되면 영구적인 묘지로 남아 불이익을 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현실가능성을 판단해보아야 할 미묘한 문제다. 또 한편에서는 9개 마을이 이용하는 공동묘지의 정비사업이란 점에서 대승적인 관점도 필요할 것이다. 현재 확보된 4억8000만원으로는 길을 내는 정도의 사업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공동묘지의 관리를 어떻게 할지 협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보다 열린 마음으로 당사자들이 슬기로운 지혜를 모으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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