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찾아오는 설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친지, 어른,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을 생각하면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됩니다.
오랜 만에 만난 분들의 안부에서부터 정치, 경제 이야기까지 설날만큼 두루두루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담소를 나누는 날도 없을 것입니다. 이번 설에는 아무래도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남해에서는 각종 조합선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선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거리입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도지사, 군수, 도의원, 군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광역비례의원, 기초비례의원까지 유권자 한사람이 한꺼번에 8표를 찍는 1인8표제가 도입되어 헷갈릴 정도로 많은 권리행사의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남해와 같은 작은 지자체에서 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의 선출은 대도시와는 달리 주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일이기에 더욱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많은 인물들이 주민들의 대표자가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도의원의 경우는 남해에서 1명만 선출하도록 조정되어 버리는 바람에 10여명의 후보군이 한자리를 놓고 난립하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한나라당의 경우는 군수후보를 거의 확정해 놓은 상태지만 공천희망자가 많은 도의원, 군의원 후보의 공천을 두고 또 한차례 파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이 선량들이 내놓는 지역발전의 대안, 공약의 실현 가능성, 능력, 도덕성 등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단지 조직이 세다고 당선되는 선거가 아닌 지역발전의 비전을 실현할 능력이 있는 깨끗한 인물이 뽑히는 선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번 설에는 이런 기준들을 들이대어 보는 자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본지는 이런 바램을 현실화시키는데 한 몫하기 위해 <창간 20주년 기념사업>으로 <남해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기획했습니다. 지역개발, 정책제안의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 지역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계획,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것입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계획을 모으게 되면 이것이 곧 후보들의 공약집이 될 수도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모전에 제출된 각종 제안들을 자료집으로 엮어 많은 사람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 제공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좋은 생각이 훌륭한 미래를 이끌어 갈 수도 있지만 많은 군민이 참여하여 만들어낸 사업계획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추진하게 된 사업입니다. 부디 많은 독자들의 참여 속에 풍부한 남해발전 계획서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지역발전의 대안을 모색하고 마을 단위의 소식까지 공유하며 남해발전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남해신문이란 매개체를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논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포럼과 객원기자단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가칭 <남해사람들의 광장>을 운영코자 합니다. 지역발전은 누구 한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참여로 큰 힘을 만들어 낼 때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기에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광장>은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곳이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곳입니다. 남해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사람이 모이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 냈으면 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남해인의 큰 힘을 모아 ‘수능시험장 유치’라는 큰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많은 군민들이 합심하여 성과를 만들었듯이 남해발전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힘을 모아나갈 수 있는 직접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또한 많은 군민들의 참여를 바라겠습니다.
남해의 정치인이 잘 한다는 것은 군민 복지를 향상시키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발전을 가져온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지금 남해군의 예산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피부로 느끼는 서민경제도 말이 아닙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남해군을 통털어 277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것은 젊은 사람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고 남해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고 말하는 하나의 지표입니다.
이 어두운 지표를 다시 원상회복하고 남해의 밝은 미래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하겠습니다. 이런 대책을 만들어서 군민들에게 ‘턱’하고 내놓을 수 있는 선량이 있는지 눈여겨 볼 일입니다.
그렇다고 어떤 한 사람에게 모든 운명을 맡기는 것은 군민들의 책임회피일 수도 있습니다. 좋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군민 모두가 머리를 맡대는 장을 한번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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