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남해안종합발전계획.국비확보.민자유치 사활 걸자

가족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새해를 계획한다. 또 고향의 발전상과 남해의 미래를 논할 것이다. 고향 남해의 희망을 논의하는 자리에 올해는 ‘관광남해’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이에 본지는 경남도내에서 유사한 지리적 여건과 환경을 가지고 있는 거제도를 조명하고 남해의 새로운 비전과 발전전략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경남도내 두 개의 섬= 경남도내에는 공식 지자체로 분류된 섬으로는 남해군과 거제시가 있다. 357.33㎢인 남해군과 제주도 다음으로 큰 면적(401.59㎢)인 거제시다.
양 지자체 일반 현황을 살펴보면 남해군의 경우 인구는 약 5만이고 소득수준은 약 8600달러이며, 주요 산업기반은 1차산업인 농어업이 6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예산 규모(2010년 기준)는 2604억원이며, 이중 지자체가 벌어들이는 돈지방세는 89억원으로 전체예산 3.7%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23만명인 거제시는 조선해양산업(거제시 인구의 70%, 거제시 경제의 90%)이 주축이며, 소득수준은 3만4천달러로 전국 230개 지자체 중 소득면에서 10위 안에 기록되고 있다. 예산규모는 4610억원이며, 지방세가 1334억원으로 28.9%를 차지하고 있다.
군 단위와 시 단위를 같은 선상에 놓고 대비하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할지 모르지만 과거 양 지자체 모두 행정구역 체제상 동일한 군 단위였으며, 당시 오히려 남해군이 인구나 소득면에서 앞섰던 때도 있었다.

■조선소로 달라진 명암…인구 등= 남해군과 거제군이 인구 규모면에서 입장이 뒤바뀐 것은 지난 1979년도다. 양 지자체 모두 현재 행정기록에 남아 있는 1963년부터 이후 1978년까지의 인구수를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은 남해군의 인구가 더 많았다.
양 지자체 모두 이 기간 동안 인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1964년으로 남해군은 13만7914명이었으며, 거제군은 12만1969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1979년 거제군 인구는 11만1363명이었던 반면 남해군은 이 보다 1072명이 적은 11만291명을 기록한 이후 거제는 계속 인구가 늘어난 반면 남해군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인구수가 이같이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거제군에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이 들어서면서 부터다.
대한조선공사가 옥포조선으로 출범(73년)한 이후 대우조선이 이를 78년에 인수했으며, 1977년 설립된 삼성조선(주)은 1979년 9월 거제 제1도크를 준공했다.
이후 거제군은 신현면이 1983년 5월 1일 읍으로 승격에 따라 거제군은 2읍 9면 2출장소 체제로 개편되었고 1989년에는 장승포읍이 거제군에서 분리되어 장승포시로 승격됐다. 법률에 따른 도농통합형태의 시 설치가 시작된 1995년에는 장승포시와 거제군이 통합돼 오늘날의 거제시의 형태를 갖췄다. 결국 조선소 유치로 거제군은 거제시로 승격된 것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에서 허덕이는 동안에도 거제에는 양 조선소 덕분에 10년째 불황을 몰랐다.
2001년 이후 4년 간 거제의 연평균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은 9.1%을 보이며 2003년에는 2만달러(거제지역 1인당 소득) 시대를 열었고 현재는 3만4000달러를 구가하고 있다. 이처럼 기적 같은 거제 발전의 엔진은 고현과 옥포에 자리잡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양대 조선소였다.
실제 2008년 양대 조선소는 거제 인구의 24%인 4만8000여명(삼성중공업 2만2000여명, 대우조선해양 2만6000여명)에게 거제시 총생산액(약 6조원 추정)의 42% 해당하는 2조5000억원의 임금을 지불했다.
거제는 조선업에 힘입어 과거 농수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완전히 재편됐다.
현재 산업별 취업자 기준으로 보면 제조업?광업 50.2%, 농림어업 5.9%, 기타 건설업?도소매?음식숙박업 등이 43.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남해군의 경우 산업구조가 재편될 만한 변수가 없었기 때문에  농어업 68%, 상업?관광 29%, 제조업 3%라는 산업구조가 큰 변화 없이 지속되어오고 있다. 

■ 다시 모아진 공통 발전전략 ‘관광’= 70년대를 살았던 군내 많은 주민들은 현재 거제에 터를 잡은 한 조선소의 경우 당초에는 남해에 들어올 계획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되었다고 기억한다.
이런 사연을 공유하고 있는 양 지자체 모두 현 시점에서 주목하는 산업분야는 아이러니하게도 관광산업으로 동일하다.
거제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조선도시라는 기반위에 ‘해양문화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며, 남해군은 국제해양관광도시, 스포츠?휴양도시를 건설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제시는 향후 관광산업의 큰 변수로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를 들고 있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대구권까지는 불과 2시간, 부산과 울산은 40분에서 1시간 거리밖에 안되기 때문에 1000만명 규모의 배후도시가 생긴다고 보고 역사, 자연, 문화가 조화된 21세기형 해양문화관광도시(문화관광, 생태환경, 해양휴양)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거가대교는 바다 밑으로 가는 침매터널과 사장교로 계획됨에 따라 자체로 유명 관광지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이유로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지금의 2배인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문화자산의  ‘스토리텔링’화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며,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시내 도로망을 확포장해 나가고 있다.
또 해상낚시터, 주요 등산로 조성을 작업을 일부 마무리했고 해안과 경치 좋은 곳, 역사적인 명소에 산책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포츠파크 2곳도 조성 중이다.
이같은 계획들도 현재 남해군의 관광 정책과 너무나 닮아 있다.

■관광남해, 관광거제 경쟁 ‘초읽기’= 현재 추진되고 있거나 검토 중인 양 지자체의 관광정책은 익히 알려진 대로 사실상 너무나 닮아 있다.
그러나 관광산업을 받쳐줄 현재의 주력산업이 다르고 입지나 기본 인프라도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런 이유로 양 지자체의 관광산업의 내용은 앞으로 상당히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려대교가 놓인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남해군은 거제시와 달리 조선산업으로 인한 자연 훼손이 거의 없는데다 유배문학의 역사적 유적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생태환경, 해양휴양, 문화관광도시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2009년 기준으로 거제시는 주요관광지의 방문객수를 약 450만명(비공식)으로 추정하고 있고 남해군은 430만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대로라면 세계 유수의 조선업체가 있고 인구 23만명의 시단위와 농어업을 기반으로 인구 5만의 군단위 방문객수가 비슷하다는 결론이다.  
쉽게 말해 관광산업에 있어 남해군의 여건이 거제시에 비해 강점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다.
과거 70년대 조선소 유치를 통해 현재 양 지자체의 희비가 갈린 만큼 향후 관광산업은 남해군이 놓칠 수 없는 분야다.
그러나 거제시는 경남도의 관광종합개발계획도에 이미 해양레포츠지역으로 분류돼 있고 남해안시대 관광거제 시대를 열기 위한 국비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남해군도 관광산업의 육성을 위한 ‘관광특구’ 지정 등 국도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부 정책을 이끌어 낼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 국가 차원에서 남해안권 발전법 및 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되는 등 주변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남해안 지자체는 각종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확보와 민간투자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우리군의 경우 정부가 최근 구체화시킬 예정인 남해안권 종합발전계획에 사실상 관광남해의 명운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기회를 선점하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낙후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인과 남해군은 지금까지 거론되고 조사된 내용을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대규모 용역을 수행해서라도 관광남해 실현을 위한 사안별 중장단기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남해의 관광산업 발전은 일정부분 정부의 남해안권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좌우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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