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대회유치와 전지훈련

②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③ 민·관 공동의 스포츠마케팅 전략

④ 남해군 스포츠마케팅, ‘자산’ 키우기

 

‘인맥은 금맥이다’, 표적시장의 마음 잡아야

스포츠마케팅 교육, 인적양성에 투자 아끼지 말아야

드디어 신년특별기획 스포츠섹션 마지막 연재다. 되짚어보면 정확한 수치 하나 열거하지 못하고 공식적으로 인용할 수 있는 전문자료 하나 없는 상황에서 기획기사를 작성하겠다고 덤벼든 무모함에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의 부끄러움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연재가 진행된 지난 3주간 ‘기획·연재’라는 비교적 딱딱한 대주제를 달고도 다른 기사들과의 평균 조회수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것이 나름의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부족한 게 사실이다. ‘말’로 지적하고 ‘말’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쉬우나 현실로 그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수천, 수만 배 더 힘든 일이라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현실,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지적되고 있는 남해의 한계와 보완점, 그조차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언론의 역할’을 배신하는 행위라 생각하며 ‘남은 용기’를 쥐어짰다.

이제 마지막이다. ‘말’로 푸는 것이지만 분명 이 방안은 기자 혼자의 머리에서, 기자 혼자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닌 취재 과정에서 만난 많은 취재원들의 입을 통해 그들의 머리에서 나온 말도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상기해 주기 바란다.

연재를 마치며 나름의 분석과 대안 모색에 많은 사전 정보와 타 지역의 사례를 가감없이 전해주고 때론 아픈 질책으로 때론 애정어린 조언을 보내준 모든 취재원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표한다.<편집자주>

▶스포츠마케팅 ‘네트워킹’부터 만들자

본지는 지난 연재에서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행정단위 인식 공유가 미비하다는 점을 약점으로 들었다. 반면 강점으로 경험에서 자생력을 키운 강한 민간지원력과 행정이 보조를 맞출 때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은 대내외적 호평을 이끌어 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비단 스포츠마케팅의 ‘네트워킹’은 지난호에 지적한 행정단위에서 부서간 고유업무의 관계를 단순히 계통적으로 이어주는 작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킹이란 용어에 담긴 의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의 공유다.

그 ‘가치’가 공유된 바탕 위에서 각자 담당부서별 고유업무에서 생성된 정보들이 스포츠마케팅을 뒷받침하는 상품의 포장지로, 별첨 부록으로, 크게는 남해의 관광이 남해의 스포츠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연계의 고리를 이어가야 한다.

또한 이 네트워킹은 외부와 명확한 경계가 없이 개방된 채로 이뤄진다. 바로 이 네트워킹의 개방성에 강한 민간지원력을 가진 민간자원들이 연계의 고리를 이을 수 있다.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이 그간 행정 주도로 이어져 오고 민간이 지원해 온 구조로 볼 때 아직 민간이 스포츠마케팅의 주체로 경제적 자생력을 갖추진 못하고 있는 점이나 민간투자의 스포츠마케팅 영역이 좁은 점을 감안할 때 개방된 네트워킹 안에 민간 영역이 들어오더라도 예산이 수반되는 부분에 있어 행정의 우선순위 부여와 스포츠마케팅 손익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지난해 9월 열린 스포츠마케팅추진위원회의 스포츠마케팅 전략수립회의 장면. 남해의 가장 큰 자산이 바로 사람이라는 점에서 스포츠마케팅추진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져본다.

▶ 민간 인맥, 행정의 구조적 관계, 모든 것은 금맥이다

지적한 바와 같이 점차 스포츠마케팅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들의 ‘돈잔치’ 덕에 원조라는 간판을 달고 있기도 버거울 정도로 경제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돈으로 메꿔야 할 부분을 경험으로 메꾸는 것이 어느 시점까지 가능할지 하는 물음에 분명 회의적인 면도 있지만 아직까지 남해의 스포츠마케팅, 그 바탕에는 ‘인맥’이 있다.

지역 축구협회 임원이 대한축구협회 결정권자와 교류를 이어가고 행정과의 협조를 통해 이를 대회 유치의 결정적 채널로 활용했던 예는 빈번히 찾을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남해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전지훈련의 경우, 전훈지 선정배경에 군내의 민간자원 또는 생활체육 동호인의 인맥이 결정적이었던 사례도 눈에 띈다.

이제 이런 ‘인맥을 금맥’이라 하고 ‘금광지도’를 만들어보자. 앞서 언급한 네트워킹으로 개인이 스포츠마케팅이란 큰 그림에 결절점을 맺고 있다면 이 네트워킹을 공유하고 개인이 아니라 스포츠마케팅의 전체 중 중요 일부 자산으로 만들 필요가 생긴다.

전지훈련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감독 등 지도자층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이를 표적시장으로 삼는데 이견이 적다면 현 단계에서 그 지도자층에 닿을 수 있는 첩경을 찾는 지도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금광지도’를 만드는 첫 단계다. 앞서 말한 네트워킹과 금광지도를 만드는 것은 개인 또는 단체를 설득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진 스포츠마케팅의 ‘CEO'가 해야 할 일이다.

▶강한 민간자원, 동맥경화 막아야

막히면 고인다. 고이면 썩는다. 아무리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하더라도 매번 같은 사람, 같은 방식이면 금새 그 매력을 잊는다. ‘벤치마킹’이란 좋은 제도를 활용해 후발주자들이 이미 남해에서 그 매력을 배워갔고 거기에 또 다른 멋을 더해 더 좋은 상품을 내 놓는 현실을 볼 때 더더욱 그렇다.

민간자원의 강력함을 이어가기 위한 교육에 소홀함은 없는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풍부한 경험이 개인에 국한되지는 않았는지, 한 종목에만 치중되고 있지는 않은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구도 속에 시스템에 의한 스포츠마케팅이 아니라 개인이나 단체에 너무 많은 경험이 축적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평가와 이런 경험과 노하우의 외연을 넓히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는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비활성 생활체육 종목별 연합회나 체육회 산하 가맹단체에 수준 높은 군내 종목의 경험을 전수해 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지, 민간체육인력 육성과 상호 교류가 외형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자성해 볼 필요는 분명 있다.

여기에 점차 커져가는 스포츠마케팅 시장변화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론의 보강이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점도 짚어야 할 부분이다.

단적인 예로 현재 평생학습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물섬 아카데미 특강 중 스포츠마케팅과 관련한 외부의 전문가를 초빙해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이론화 작업, 지역진흥의 효과에 대한 이론적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학계에서는 스포츠마케팅을 넘어 스포츠관광 전문가를 양성하는 특화사업까지 연구의 범위를 넓혀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하는 스포츠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에 우리는 얼마나 이론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지 학계에서 연구되는 이론과 경험을 접목할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하다.

▶ ‘사람이 힘이고, 소프트웨어가 답이다’

남해의 좋은 환경과 좋은 시설이 아직까지 힘을 잃지 않고 있다면 이제 이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관리를 전제로 시설인프라를 뒷받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확충’의 필요성을 다시 짚어본다.

매번 스포츠마케팅과 관련해 지적돼 온 숙박 및 음식의 문제, 강진의 경우 지역적으로 풍부한 음식자원을 바탕으로 스포츠마케팅에 가장 큰 재산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반해 우리는 지역의 대표음식 하나 없다는 소위 ‘먹을게 라면 밖에 없다’는 지적을 수 차례 받고 있다.

숙박도 마찬가지다. 군내 펜션의 증가로 전지훈련단을 유치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늘긴 했지만 체육시설과의 인접성, 사업자의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크고 작은 불편이 지적돼 왔던 예가 왕왕 있어왔다. 스포츠마케팅의 인식을 공유한 행정단위의 인식과 개선노력이 공동의 보조를 맞춰야 하는 이유다.

또한 군내 각 읍면단위 체육공원 시설 조성계획에 주변 숙박·음식과 연계할 수 있는 ‘스포츠종합타운’형태의 ‘구역’을 만드는 것에도 고민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체육시설사업소에서도 민간자원 활용으로 시설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 최대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스포츠종합타운 존(Zone)'을 만들어 전지훈련 또는 대회 참가팀이 어느 곳이건 불편을 느끼지 않고 한 곳에서 훈련 효과 및 만족도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계획으로 다듬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전지훈련팀을 지원할 수 있는 공공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갖추는 문제도 적극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신이 내려준 남해의 자연조건과 결부해 더욱 전지훈련팀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추는데 방안을 세워야 한다. 체육시설사업소가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 확보시 조성되는 트레이닝 센터 조성사업에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있기를 기대한다.

약점이 강점보다 쓰기에, 기회보다 위기가 더 두렵기에 대안을 마련하는 것에 많은 ‘말’을 내놓았다. 서두에 언급한대로 현실로 옮기는 작업은 더 힘들고 고단한 작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작업을 늦출수록 대외적인 위협의 요소들은 더 늘어간다는 것, 분명히 눈앞에 드러나고 있고 현실로 보여지고 있는 부분이다.

‘신중한 고민과 신속한 결단’. 남해군 스포츠마케팅 ‘자산’을 키우는 답이라 단언한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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