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인승 버스 24대, 승용차 및 승합차에까지 인원을 싣고.....남강댐 반대를 위해 하루 일과를 포기하고 지난 19일 진주로 간 남해사람은 무려 1000명이 넘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록적인 참석자 수였다.

타 지역에서 좀체 보기 힘든 대규모 남해주민의 이같은 참여는 실상 역사적인 기록이기도 했다.
진주시청 한 관계자는 “몇 년 전 진주시청 앞에 대형마트 반대를 위해 수 백 명이 모인 경우가 있지만 90년
이후 집회를 위해 진주에 이처럼 대규모 인원이 모인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남강댐 수위 상승과 부산물공급 방안에 대한 남해주민들의 걱정은 이 같은 수치로 증명해 냈다. 이들은 약 60km 1시간 거리의 진주를 하루 일과까지 제치고 남강댐물 피해의 당사자들임을 몸으로 보여주려 했다.

진주시 경남문화예술회관 앞 남강둔치에서 열린 ‘서부경남 생존권 사수 및 남강물 지키기 총궐기 대회’에서는 3명 중 1명이 남해사람이었다. 추산 3000명 정도가 참석한 이날 행사에 1000명의 남해사람들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진주시 1500명 정도, 산청 하동 사천  등지에서 500명 정도가 참석했다.

집회에서 남해군 대책위의 연설이 또 강렬했다.

박영일 남해수협조합장은 “사천만 강진만을 죽이려 달려드는 상황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멸치, 꼬막을 잡아야할 어민들이 사천만과 강진만에서 수자원공사를 때려잡으려 한다”고 말한 뒤 절박하고 강렬하게 “구호를 외치겠다.” “때려잡자 수자공, 무찌르자 KDI(한국개발연구원.남강댐물 부산물공급 용역을 맡은 기관)”라고 외쳤다. 구호가 재미있어서인지 박수갈채와 환호가 쏟아졌다.

집회에서 조세윤 남강댐남해군 대책위 위원장은 “정부를 믿을 수 있나. 책임감이 있나”등의 말로 강렬하게 따진 뒤 “000들아!”라고 격정적으로 외쳤다. 참석자들은 “잘한다” “옳소” 등으로 맞받았다.

이어 강기갑 국회의원(사천)은 “남강댐물 공급은 가뭄에 난리가 날 일”이라고 말했다. 강기갑 의원은 “대선에서 국민들이 선택을 잘 못해서 날이면 날마다 (대통령이)사고 쳐 서민들을 못살게 군다”며 원색 비난했다.
집회 발언은 지역별 2명씩의 대표자들이 했다.

이들의 말은, 한 연사의 말처럼 “부산시민만 시민이냐”는 말과 “제발 이제 좀 그만하라”는 절규였다.

집회의 마무리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주시내까지 거리행진이었다. 3시30분께 거리 행진을 시작했고 남해주민은 하동군 참석자들을 이어 마지막에 출발했다. 집회 참석자의 행렬은 문화예술회관에서 남강다리까지 이어졌다. 남해주민들의 행렬이 가장 길었고 가장 많은 구호를 외쳤다. 진주교를 넘는 남해인의 행렬은 대장관이었지만 숙연했다.

조세윤 남강댐대책위 위원장은 “20년 경력의 관광버스기사가 말하길 남해에 이렇게 많이 참석한 적은 없었다고 들었다”며 “먹는 물에 대한 열망이 이런 결집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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