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의 자존심’, 지피지기의 자세로 접근 필요

냉철한 상황인식, 대안제시·실천할 ‘브레인’ 양성 시급

‘스포츠마케팅’이란 용어는 다분히 복합적이고 분명히 경제학적인 용어다. ‘마케팅’이란 단어가 지닌 의미를 되짚어 보면 이에 대한 이해가 더욱 쉬워진다.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데 관련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이란 마케팅은 단순한 판매를 넘어서는 총괄적 개념을 내포한다. 스포츠의 어원을 살펴보면, 기분전환, 만족, 즐기는 의미의 ‘유희’를 뜻하고 있다. 다시 스포츠마케팅이란 용어로 돌아가 엮어보면 ‘즐기고 만족하는 유희의 영역에서 유·무형의 재화를 생산하고, 형성된 시장에 거래선을 만들고, 판매한다’는 구조로 정리할 수 있다. 본지는 그간 스포츠마케팅과 관련한 기획보도를 통해 스포츠마케팅의 스포츠산업화, 그 시장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존의 관광인프라와의 연계 필요성에 대해 수 차례 언급해 왔다. 이번 기획은 스포츠마케팅 SWOT(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도구)분석을 통해 남해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전략 수립의 절실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다음호에 게재될 본 신년특별기획의 완결편 ‘남해군 스포츠마케팅, 자산키우기’에서 제시할 나름의 방안에 대한 사전적, 선행적 작업의 의미를 띤다.<편집자주>

 

▶‘원조’가 지닌 최고의 강점은 경험

지자체 단위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선점한 사례로 남해를 꼽는데는 이견을 찾기 힘들다. ‘원조’논란에 휩싸일 여지도 없이 ‘원조’라 단언한다.

‘원조’를 자처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조건은 남해가 지닌 천혜의 자연조건이다. 그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시설인프라를 갖추고 그 과정에서 수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인 경험이 단연 남해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 ‘경험’은 전문체육행정가 또는 단체 하나 없는 지역임에도 그보다 더 강한 민간자원을 길러내는 힘이 됐다.

이 경험 축적의 과정에서 전문엘리트 출신이 아닌 생활체육에 본적을 두고 있던 민간자원은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형성하는 전국단위 엘리트체육계, 시장을 형성하고 주도하는 전문영역과의 교류를 쌓았고 전문영역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군내 생활체육의 역량도 함께 커졌음은 물론이다. 각종 연합회 단위의 대회유치와 전훈 유치 성공 사례가 그를 반증하는 단적인 예다.

여기에 민간영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영역에의 접근은 ‘민간영역의 눈’임에도 정확한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읽어내는 단계에 올랐다. 이 민간영역의 실체가 ‘스포츠마케팅추진위원회’로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역 종목별 협회·연합회의 민간영역이 참여하는 행정지원력과 더불어 표적시장을 정하고 언제든 유동적인 스포츠마케팅영역의 틈새시장을 간결하게 공략하고 추진하는 힘이 돼가고 있다.

과거 남해의 스포츠마케팅이 ‘벤치마킹’의 사례가 되던 시기, 현재 호평을 이끌어 낸 시기, 두 시점 모두 민·관의 지향점이 하나로 모였고 공동의 보조를 맞춰갔을 때였다.

▲ 여전히 축구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그 자산의 가치만큼 외부의 도전도 거세다. 사진은 올림픽 국가대표팀 전훈 모습.

▶달콤한 강점보다 현실적인 쓴 약점

남해 스포츠마케팅의 약점을 살펴보면 쓴 맛이 입안에 감돈다. 너무 현실적인 부분에서 오는 쓴 맛이리라. ‘원조’라는 무형의 자산은 세월이 지날수록 힘을 얻지만, 시설은 세월 앞에 무릎꿇었다. 스포츠파크로 대표되는 시설인프라는 곳곳에서 ‘보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늘고 있고 그만큼 강력한 개선요구도 뒤따르고 있다.

솔직히 먼저 얘기하자면 결론은 ‘돈’이다. 돈으로 메꿔야 할 부분을 우리가 가진 강점인 경험으로 메우는 사례가 커지고 있고 스포츠마케팅을 스포츠관광으로, 스포츠산업으로, 스포츠를 재화로 한 ‘경영’의 폭이 좁아지다 보니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조차 달리는 형국이 되가고 있다. 당연히 가지고 있는 관광 자산과의 연계도 구상 수준에 그치고 만다. 여기에 숙박·음식 등 남해군 스포츠마케팅의 기반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의 취약도 여전히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다. 특별한 개발 전략 또는 타개책 마련이 필요한 부분임에도 강제적으로 끌어갈 수 없는 부분이라 변화의 보폭은 좁고 속도도 더디기만 하다. 강제로 끌어갈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행정단위의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고 있지 못한 점도 들 수 있다. ‘민’을 강제로 끌고 갈 수 없는 시대다. 그러나 ‘민’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은 ‘관’이다. 그러나 스포츠마케팅팀 고유업무에는 숙박·음식부분에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업무영역은 아쉽게도 없다.

그 필요성을 강조하는 도구로 전남 강진의 사례를 든다. 강진군청 스포츠기획팀 홈페이지에는 남해군청의 스포츠마케팅팀, 문화관광과, 보건소, 환경수도과, 농업기술센터 등 각 기관의 고유업무가 첫 화면에 다 녹아있다.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행정의 인식 공유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변화의 필요를 역설하고 ‘민’의 변화를 유도해야 할 ‘관’의 의지가 한데 모였다 하더라도 지역의 고령화는 경제적 관념을 이해하기에는 여전히 수동적이고 동참의 적극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진흥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는 생각할 수 조차 없고 신이 와도 바꿀 수 없는 지리적 위치로 접근성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먼 거리’는 ‘선택의 거리’마저 그만큼 멀게 만든다.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인 경험마저 계속 경험에 그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투자는 여전히 개인 또는 민간의 몫에 머물러 있다.

▶내부의 약점보다 더 무서운 외부의 도전

약점을 짚으면서 깊어진 고민, 내친 김에 위기까지 짚고 넘어가자.

편집자주에서 밝힌 것처럼 스포츠마케팅은 복합적인 경제학 용어다. ‘즐기는 만족’은 심리적 여유와 비례하고 마케팅은 곧 경기와 연결된다. ‘여유로운 마음에서 비롯된 소비’ 그것이 스포츠마케팅이 담고 있는 의미로 볼 때, 최근의 경기침체는 분명한 위기다.

여기에 스포츠마케팅 원조의 상징성을 규모로 압도하는 인근 지자체의 시설인프라 증가세, 학원체육계의 방학 중 대회 개최 선택할 수 있는 시장축소 등도 빼놓고 갈 수 없는 위기 요소다.

여기에 시설인프라의 규모로 치고 들어오는 도전 이외에 소위 ‘돈잔치’로 흘러가는 스포츠마케팅 후발주자들의 행태, 이 후발주자들의 ‘현실적 유혹’에 흔들리는 스포츠마케팅 고객들의 선택이 증가하는 점 등은 ‘총알’ 부족한 남해에 더 슬픈 자괴감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아직은 경험으로 메꾸고 있는 부분이다. 언제까지 메워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 수원삼성 전지훈련을 취재하던 중 차범근 감독을 보고 모여든 스포츠관광객들의 모습이다.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우연이 거듭되면 필연이 된다는 말처럼 ‘스타마케팅’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좀 희망을 가져본 다음에 대안을 논하자. 다행히 최근의 상황, 올 겨울 전지훈련의 상황은 명실공히 ‘스포츠메카 남해’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인프라는 아니지만 각 지역 체육공원 조성 등을 바탕으로 시설인프라의 확충도 늘어가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약점에서 언급했던 지역민의 인식변화도 더디긴 하지만 계속 긍정적인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민간호응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의 무관심에서 남해에서 열리는 경기에 소수지만 ‘관중’이 생기고 있는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남해군 생활체육 동호인의 저변이 늘어가고 활성화되면서 이 영역에서 스포츠마케팅에 가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분명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다.

더불어 최근 스포츠마케팅의 가장 효과적인 영역으로 꼽히는 ‘스타마케팅’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부족하긴 하지만 상황인식은 끝났다. 다음호에선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순서로 스포츠 섹션 신년특별기획을 마무리할까 한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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