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희망을 쫒아 움직이는 군민들의 발걸음에 걸림돌이 없기를 소망한다. 2010년은 지방자치의 시대가 열린 후 민선5기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내야 하는 중요한 해이다. 지난 4기에 걸친 시행착오를 되짚어 보고 성숙한 자치행정의 진면목을 보여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사를 두고 보면 한명의 선량에 목매는 경향이 농후하다. 군정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움직이며 5만명 이상의 군민의 삶의 질을 개선,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은 분명 한 사람의 두뇌와 노력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치단체장은 군정조직의 일사 분란한 통제와 화합으로 조직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관리 지휘하는 능력을 발휘해야한다. 일은 공무원이 하는 것이지 군수가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남해군만 해도 600여명의 공무원이 있다. 상대적으로 선택되어진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재원들이다. 이 재원들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창출할 땐 엄청난 파워가 생겨난다. 선출된 선량의 성패여부는 결국 조직운영의 묘에 달려있는 것이다.
 조직 속에서 일하는 구성원의 유형을 4가지로 구분한 사례가 있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형” 똑똑하고 게으른 “똑게형”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형” 멍청하고 게으른 “멍게형”  이 바로 그것이다. 최상의 조직형태는 리더는 “똑게”가 되어야하고 구성원은 “똑부”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고 주장한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리더가 “똑부”인 경우는 혼자 잘나서 북치고 장구 치고 다하는 경우다. 아랫사람이 일할 수 있는 창의적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리더가 “멍부”의 경우가 최악이다. 판단이 부족한 사람이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하는 일마다 망치게 된다. 리더는 똑똑하면서 다소의 게으름이 있어 옳은 방향을 제시하고 일은 구성원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비유다.
필자는 남해군의 공무원 중 군민의 행복을 위하여 고민하는 진정성을 가진 공무원 몇 사람을 알고 지낸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라 패기를 가지고 도전한다. 업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온다. 민원인의 입장인 필자를 통하여 경험을 청취하고 법률적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통하여 업무의 오류를 줄이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을 보면서 미래를 기대한다. 그러나 늘상 푸념처럼 되돌아오는 것은 일 중심의 행정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행정으로 인한 업무추진의 고뇌다. 눈치가 보인다는 말이다. 인사권을 가진 장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 안 되는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가 우리 군에서도 존재한다는 말이다. 4년간의 단기간을 위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행복뿐 아니라 후대의 번영까지도 책임져야할 소명을 가지고 있다.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가 여기에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외람되지만 몇 가지 제안을 공무원들께 드린다.

첫째, 선출된 단체장은 투명한 인사행정을 실시해야 한다. 단체장의 눈치를 보면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이 어렵다. 업무의 창의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소신이 없어지고 눈치에 급급하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재선이나 인맥이 인사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며 오로지 성과달성 실적에 따른 능력위주의 인사행정이 절대 필요하다. 재선 전략보다 남해군의 미래가 달린 전략을 우선시하는 단체장의 마인드는 대승적 차원에서 반드시 이루어 내야할 부분이다.
둘째,프로공무원이 되라. 21세기는 무한경쟁 시대다.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프로가 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전문성을 가진 프로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요즈음의 민원인은 상당한 수준의 지적 정보를 확보하고 행정을 찾는다. 군민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자기분야에서 프로공무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고도의 전문지식 습득은 물론 끊임없는 자기개발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남해군도 선진정보를 벤치마킹해 행정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재양성 프로그램 개발에 역점을 두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셋째, 실력으로 기획하라. 자치행정의 시대는 실력이다. 과거와 같이 인맥을 통한 예산의 확보는 한계가 있다. 오로지 우수한 기획력의 발휘가 다른 시군과 차별된 성장의 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부지런히 군민들 속으로 들어가 불편부당한 문제들을 파악, 개선을 위한 과제를 발굴 기획해 상급기관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실력을 배양하여야한다. 어찌 보면 남해군의 발전이 여기에 달려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내 농, 상공, 수산관계인과 학계 등 유관관련단체와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통한 정보의 수렴을 통한 공동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보다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 넷째,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패러다임을 구축하자.   시키는 일만 하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길이라면 두려워말고 군민을 믿어라. 모두가 NO라고 할 때 스스로 YES라고 말할 줄 아는 배짱을 가져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그 구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때 우리가 변화되는 것이다. 진정성을 가진 공무원 곁에는 항상 군민이 있음을 잊지 말라.
공무원은 군민의 공복이다. 군민에게 봉사와 눈높이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믿음과 신뢰로 보상받아야 한다. 군민이 공무원에게 드리는 존경만큼 커다란 선물은 없다. 단체장은 공무원의 주인이 아니고 관리자임을 생각하여야 하고 공무원여러분은 군민이 주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0년 새해에는 우리 남해군의 공무원 모두가 존경받는 한 해가 되기를 고대해 본다. 지난 한 해 동안 애써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새해 소원하시는 모든 일이 성취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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