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화훼나 가축 기르는 농장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적당한 먹이만 주고 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해 주면 잘 크는데, 굳이 좋은 음악을 들려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요? 풍부한 영양을 주면 잘 자라리라 생각하는데, 동물이나 식물에게도 사람들이 즐기는 예술 양식인 음악을 들려주는 이유는 면역력이 강화되고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식물이나 동물도 영양분 못지않게 좋은 자극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떠하겠습니까?  세 끼 밥 잘 먹고 영양 상태를 유지하기만 해도 육체적인 성장에 이상이 없겠지만, 정신세계가 그 사람의 삶을 좌우하는 사람의 경우에 어떤 자극에 노출되는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매혹적인 영상매체에 매일 빠져 있습니다. 감동을 주는 영상매체도 좋은 자극이지만, 독서만큼 뇌를 골고루 자극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사람의 뇌 활동을 관찰한 결과, 마약 중독자의 뇌 활동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뇌의 일부분만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독서가 뇌를 활성화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 현재 과학들이 밝혀낸 연구 결과입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추어 독서를 멀리할 가능성이 높은 시대이지만 독서는 우리 자녀들의 정신적 성장에 중요한 수단으로서 여전히 가장 소중한 정신 활동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귀여운 자녀들이 한 평생을 살아갈 때, 우리 어른들이 겪은 것처럼 성공과 실패, 고통과 슬픔, 좌절과 희망의 갖가지 순간들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좌절을 당하여 깊은 고통에 빠져있을 때나 성공으로 인하여 자만에 차서 들떠 있을 때, 좋은 음식으로만 해결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좋은 책 속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통찰력이 들어 있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성공의 순간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더 큰 성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좌절의 순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의 경험과 교훈을 에너지로 삼아 현실의 고달픔이라는 파도를 타고 삶의 굴곡과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어도 우리 몸은 필요한 만큼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독서로 얻는 정신적 에너지는 무한합니다. 우리 자녀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는 만큼 영혼은 보다 드높아지고 정신 에너지는 더욱 풍요로워집 것입니다. 학부모님이 직접 자녀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놀러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세를 위해서 독서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기에 책을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개인용 컴퓨터 개발과 사용에 큰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인물 빌게이츠도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사업의 비전을 키우는 데 독서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음을 직접 말한 적도 있습니다. 교과서를 열심히 배우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서 지식과 교양을 쌓으면 삶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생기고 창의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는 것이 많아야 좋은 생각도 떠오르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잘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을 잘 살아 내려면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문제가 있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문제가 깊어져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행복하지 모산 삶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 어른들은 매일 문제와 마주칩니다. 우리 귀여운 자녀들이 지혜롭게 문제를 알아차리고 해결하는 지혜를 가진다면 자신의 인생을 잘 꾸려나가지 않겠습니까.
  자녀 뒷바라지에 애쓰시는 학부모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들을 위해 공부만 강조하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서점에 함께 가거나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좋은 책 골라 읽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하루 10분, 일주일에 한 페이지, 한 달에 책 한 권이라도 좋습니다. 판타지나 무협 소설만 읽는 경우, 한 달에 1-2권으로 제한하고, 좋은 책을 골고루 읽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쁜 책은 독버섯처럼 무서운 결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남해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은 대부분 좋은 책입니다. 눈높이에 맞춘 책을 골고루 섭취하여 정신이 보다 건강한 꿈나무들을 보기를 소망합니다.

남해중학교 교감 강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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