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를 이번 임시국회에서 막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몸으로 저지했던 농촌출신 국회의원들이 비난여론을 이유로 행동통일을 결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3일 국회의장 주재로 3당 대표들이 회동을 갖고 9일 임시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해 농촌출신 의원들의 입지는 더 좁혀진 상태다.

한편 전국농민연대는 이런 국회의 흐름을 농민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9일 여의도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남해군에서도 한농연남해군연합회와 남해군농민회(준)을 중심으로 상경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 밖에서 울릴 농민들의 외침이 국회 안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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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

"FTA 저지, 어렵지만 최선을"
비난여론으로 농촌의원 분열 이유 들어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가 코앞인 오는 9일로 다시 다가왔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4일 박희태 의원을 한나라당사에서 만났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농촌출신 의원들의 분열로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이 박 의원의 답변이었다.<편집자 주>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어떻게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을 것인가.

= 지난 3일 국회의장 주재로 3당 대표가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로 결의한 상태라 상당히 어려운 지경이다. 비난여론 때문에 농촌출신 의원들도 내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국회의장에게 처리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안되면 몸으로라도 막을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어촌의정회의 결의가 필요한데 될는지 모르겠다.

△ 한나라당도 당론으로 찬성을 정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 농촌출신 의원들 때문에 당론으로 찬성을 정하지는 못한다. 그동안 행동을 같이 한 의원들은 한-칠레자유무역협정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선설득-후처리'을 요구하며 비준안 처리를 반대한 것이다. 결국 의원 각자의 소신에 맡겨질 것이다.

△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 경호권이란 국회 경위(질서유지 직원)들이 의원들의 육탄저지를 막는 것이다. 내가 국회에 있는 동안 경호권이 발동되는 것을 본적이 없다.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 한-칠레자유무역협정이 전체 국익에는 득이 된다고 생각하나.

= 솔직히 한-칠레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다. 직접피해는 포도뿐이고 쌀과 사과 등은 협정에서 제외됐다. 연쇄적인 간접피해는 정부에서 보상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선례가 돼 개방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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