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살아야 남해가 산다”
“학교가 살아야 남해가 산다”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0.01.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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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원 확보 위한 자구적 노력 필요

폐교 전 단계 ‘복식수업’ 초교 증가 전망

남해교육청을 비롯한 많은 군내 일선 학교에서 올해 복식수업을 하는 초등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식수업은 한 학급에서 한 교사가 두 학년 이상을 가르치는 수업방식을 말하는데 이 복식수업은 통폐합의 전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자원의 확보와 소규모학교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왜 좋지 않은가

지역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은 문제점은 이니 널리 알려진데로다.
교육 문화 시설의 부재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겠지만, 남해군과 같은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이농현상의 가속화다.
예전부터 자신의 아이를 규모가 큰 초등학교로 입학시키기 위해 가족전체의 전입까지 마다하지 않아 왔던 교육열이 높은 남해와 같은 경우, 지금까지도 취학아동의 집중화 현상은 여전하다.
요즘은 아이만 전입시키고, 입학시킨 후 다시 이전 주소로 옮기는 편법까지 성행을 한다고 한다.
또 현재까지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군 외로 유학을 보내거나 아이와 함께 남해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규모학교들이 사라진다면, 인구유출을 가속화 시키고 결국 남해군의 지속적인 인구수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단 남해뿐만이 아니라 모든 농어촌 지역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많다.
단지 출생지가 농어촌 이유로 장거리를 통학해야 한다는 불합리함 등등 수없이 많다.

서서히 죽는 소규모학교

과거부터 정부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이농현상을 잡겠다며 현재까지 소규모 통폐합 정책을 실시해 오고 있지만, 원래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통폐합의 악순환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정부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 반면으로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도 내 놓고 있다.
예로써 ‘전원학교 육성’을 들 수 있다.
이 정책은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 선정된 학교에 수억대의 예산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될 성 싶은 학교’와 ‘가능성이 없는 학교’를 구분해, 될 성 싶은 학교에는 집중적으로 예산을 지원해주고 그렇지 않은 학교는 서서히 고사시키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법률로써 1개 지역 1개 초등학교를 보호하고 있다.
때문에 한 지역의 유일한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1명이라도 폐교가 되지는 않는다.
군내 10개 읍면 지역중, 2개 초등학교가 있는 읍, 고현, 삼동, 설천을 제외한 6개 지역이 1개 지역 1개 초등학교다.
교육계에서는 이 1개 지역 1개 초등학교 보호에 대해서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교육 정책으로 봤을 때, 1개 지역 1개 초등학교도 안심할 수 없으니, 교육자원 확보에 학교와 교육계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제 살 깎아 먹는 식은 안 돼

군내 한 지역의 교육자원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한 학교의 통폐합을 면할 수는 있으나 결국 그것은 ‘제 살 깎아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 간 교육자원 이동은 지금도 남해에서 흔히 일어볼 수가 있다.
교육자원이 집중된 읍 지역에서 면 지역으로의 이동은 그나마 괜찮지만, 그 이외에는 앞서 말한 제 살 깎아 먹기다.
이 점에서는 군내 17개의 모든 중학교 고등학교가 마찬가지다.
교육자원, 취학아동은 군내가 아닌 타 지역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섬인 남해군의 특성상 타 지역에서 군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전입해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어렵다.
어려운 이유는 어린 자식을 혼자 보낼 수 없어 부모도 따라와야 하는데 도시에 비해 군내에는 일자리나 문화적 혜택이 적다.
결국 교육자원의 확보 문제는 군내 인구유입 정책으로 귀착되긴 하지만,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그 전 단계에서의 대안으로써 기숙형 초등학교나, 마을 주민들의 집을 이용한 홈스테이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또 그는 군내 초등학교들의 교육 환경시설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까지 말했다.
하드웨어는 충분히 준비가 됐으니, 지역적 특성을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군내 소규모 초등학교에서는 도시지역의 대규모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군내에는 학생에게 한 번이라도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서당식 교육으로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이라는 성과를 보고 있는 소규모 학교도 있다.
이번에 전원학교 육성 사업에 선정돼 15억여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 설천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전입해 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한편으로 이러한 장점들을 지속적으로 부각시켜 나가야 한다. 소문이 나면 도시지역에서 군내로 오게 된다”며 “실제 부산지역에서 우리학교에 입학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타 지역의 성공적 사례

.우리군과 비슷한 농산어촌 환경 속에서도 지자체가 나서 교육자원 확보는 물론 인구유입에도 성공한 곳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강원도 평창군의 면온초등학교다.
이 학교는 2008년도 50야명 정도의 학생 수로 폐교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그런 상황에서 평창군 지자체가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해 인근의 민족사관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면온초등학교의 강사로 영어 및 음악 등을 가르치게 했다.
우수 인재들이 강사로 나선 면온초등학교의 교육이 일반 사설학원보다 좋다는 평가와 성과를 거두고, 지난해 2009년도면온초의 학생수는 90여명에 달했다.
민족사관학교와와 연계한 교육이 인근 지역으로 소문이 나자 타 지역에서 많은 학생들이 이 학교로 전학 및 입학을 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면온초등학교를 롤모델로 삼아 교과부에서 ‘전원학교 육성 사업’을 시행했다.
경남도내 함양군 금반초등학교도 있다.
지자체로부터 아토피 치료 학교로 지정, 예산을 지원 받아 자연환경을 이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금반초등학교도 교육자원을 확보에 성공, 폐교를 면했다.
이 학교에는 서울에서 1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 온 것으로 서경방송 뉴스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특성화 학교를 지향해야

지난해 7월 교과부에서는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전원학교 육성 사업’ 공모했다.
1000억대 규모의 이 사업에서는 전국적으로 110개교가 선정됐으며, 남해군에서는 2개 학교가 선정됐다.
미조중학교와 설천초등학교다.
미조중학교는 주로 학습 프로그램 예산으로 4억 여 원을 지원받게 됐고, 설천초등학교는 시설과 프로그램 예산으로 15억 여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설천초등학교의 경우, 이 사업 선정에 가장 크게 작용했던 점을 학교의 자체적인 특화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전원학교 사업 신청을 하기 전부터 설천초에서는 대기업의 지원 및 자체 예산으로 영어 원어민 강사를 채용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또한 1인 1야생화 가꾸기, 전문강사 지도로 합주반 운영, 왕지 갯벌 체험학습, 밀타작 체험 등의 프로그램 운영으로 자구적인 노력을 해왔다.
앞으로 설천초는 15억 원의 예산으로 교육환경시설을 개선하고, 더욱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교육력 및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화된 프로그램으로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게 된 설천초에는 올해 타 지역에서 입학 문의 전화가 오고 있으며, 남해읍 지역에서는 3명의 학생이 입학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 군민은 “소규모 초등학교가 살아야 남해가 산다”며 “타 지역에서 교육자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해군의 인구유입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특성화 학교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결국 교육자원의 확보는 지자체의 지원은 물론, 교육계, 지역사회, 지역교육청 모두가 나서야 한다. 남해군의 미래와 직결된 이 교육자원 확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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