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지역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연중 북서풍을 비롯한 서풍 계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지만 주민 건강을 위한 공식적 조사는 최근이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3월 ‘광양만권 지역주민환경오염노출수준 및 생체지표 모니터링’ 조사에서 꽃 장미 모양으로 그려 발표한 ‘바람장미도’를 분석하면 2007년 광양지역의 바람은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압도적이었다. 남해군의 바람장미도는 남서풍의 영향을 받지만 역시 광양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의 영향이 적지 않게 받고 있는 것 등으로 조사돼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산업단지, 하동화력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미세먼지(PM10), 발전소와 산업지대에서 발생하고 호흡기에 피해를 주거나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질산화물(NOx), 이산화탄소 등이다.
서풍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광양제철소와 하동화력발전소 굴뚝 연기가 남해 쪽을 향하는 이유가 이 서풍 때문이다.
이 바람은 전남북동부지역에서 백운산과 지리산을 따라 광양만으로 향하는 비율이 높고 남해 서쪽의 여수산업단지, 북서쪽의 광양제철소, 하동화력발전소 등을 거쳐 남해에 이르게 되면서 남해는 바람에 휩쓸린 오염물질의 1차 낙하지점이 됐다.
광양지역은 북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으로 이 서풍은 고스란히 남해를 비롯한 인근 서부 경남권으로 향한다.
고현면 설천면 등 광양과 화력발전소를 마주한 주민들은 바람으로 인한 삶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광양 쪽 바람은 남해로 분다”며 “악취”, “맑은 날 먼지 덩어리를 볼 수 있음” “빨래를 널기 위해 빨랫줄을 닦으면 시커먼 먼지가 닦인다” 등의 하소연을 하고 있다.
서면 남면 주민들은 주로 “망운산을 타고 비스듬히 남쪽으로 불어온다”며 북서풍의 영향을 경험적으로 말했고 “산에 이끼가 없어져 버렸다” “밭작물이 되지 않는다”며 조사의 필요성이 있는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이유를 들기도 했다. 설천면과 서면 등 도로와 떨어진 야산에서는 나뭇잎에 쌓인 분진 등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립과학연구원은 이와 함께 지난 22일 광양시의 지구온난화의 주범이자 ‘대기오염 물질’ 규정 논의가 한창인 산업분야에서 포스코 광양제철 등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경남전역 배출량(3221만톤)보다 많은 3521만9000톤을 한 해에 배출해 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주산업대 박정호 교수(공학박사.공기질검사센터소장)는 “남해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고 이 편서풍은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남해의 대기오염이)기준이 밑돌아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으면 건강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