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로 발전 가능한 현실적 대안 모색이 ‘숙제’

시작부터 뭔가 어색했다. 용역보고회는 온갖 계획이 발표되고 제안되는 과정으로 진행됐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결국 현실이 됐다. 지난 15일 군청회의실에서 정현태 군수, 관계 공무원, 지역 문화관광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평화제 타당성 검토, 기본계획 연구용역 보고회 및 이충무공평화공원 조성계획 용역보고회’가 열렸다.

현재 이충무공 전몰유허 터에 자리할 이충무공 평화공원 조성계획을 하드웨어로 놓고, 그 하드웨어를 채울 소프트웨어로 용역이 진행된 동북아평화제 기본계획 용역.

보고회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담아봤다.<편집자주>

▲ 왼쪽 사진은 이번 용역보고회에서 발표된 이충무공 평화공원의 구상안.<아래 확대 이미지 참조>이 구상안에서 주차공간 확보와 위치조정이 지적돼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측은 지난 15일 열린 용역보고회 장면.

▶하드웨어 이충무공평화공원 조성은…

전몰지 인근의 이충무공평화공원 조성계획은 고현면 차면리 산 125번지, 지금의 이순신 영상관 일원에 2012년까지 250억원(국비 100억, 지방비 150억)의 예산을 투입을 전망하면서 이락사와 영상관의 동선 연계를 위해 난중일기와 전쟁, 순국-평화라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 등으로 재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공원 조성계획 중 이충무공 전몰지인 바다 한 가운데는 1598년 11월19일을 기념한 높이 19m 폭 4m, 3m, 2m 등의 말뚝 모양의 조형물 3개를 세우는 등의 내용 등이 들어있다. 이 조형물로 가는 곳에 기존의 산책로 연결되는 데크를 설치하고 1598m의 해안탐방로를 만든다는 것 등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조성 계획 중 운주공원에는 이충무공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사모의 길’을 조성하고 임란 당시 군민의 의로움을 표현한 의총마당, 이 충무공의 성격을 나타내는 조형물과 함께 운주마당에 대한 조성 계획 등도 설명했다.

평화공원에는 바다로 향하는 3개의 해안탐방로를 개설하거나 시골장터, 음식점 등 먹거리 언덕을 만들고 한중일 3국의 선박을 이용한 야외 공연장도 포함됐다.

평화공원에는 또 팔만대장경을 만들기 위한 벌채된 목재를 운반하는 중간 하치장역할을 한 관음포와 삼별초 항전, 120척의 왜구를 47척으로 섬멸한 고려의 정지 장군을 기념한 역사 속의 관음포마당 조성 계획도 밝혔다.

▶소프트웨어 (가칭)동북아평화제 내용은…

이와 함께 이날 보고회에서 용역업체 (사)지역관광네트워크는 크게 이충무공 평화공원 조성부지 일대와 앵강만 2곳을 축으로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의 계획을 설명했고 보완 부분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지역관광네트워크는 이충무공 전몰지인 관음포 해역은 동북아평화제 보고에서 함대와 장병 검열 의식인 관함식과 임란 군함전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배를 띄우거나 바지선을 이용한 선상 이순신 마당극을 펼친다는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평화제의 공연연출과 전시, 국제포럼과 같은 국제행사, 홍보 등을 위한 총 52억9000여 만원의 예산을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초기 5일동안 스턴트맨까지 동원한 노량해전 1회 재현 1억원씩, 총 5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앵강만을 끼고 있는 인근 마을(남면 홍현, 석교부터 편자 모양으로 휘돌아 상주 두모, 양아까지)별로 모터보트, 스노클링, 해녀와 독살체험, 모구리 체험, 씨워커 등 해양레저와 체험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 활용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인터넷 게임 스타크래프트 대회와 같은 e-스포츠도 개최해 10대와 20대의 참가를 이끌고 LED를 이용해 해저 용궁을 만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평화제 행사 시기는 통영 한산대첩축제가 끝나는 시점인 2012년 7월21일~8월5일까지 16일간으로 잡았고 일자별 방문객 수는 1일 4만명 정도를 예상했다. 총 63만명 정도의 방문자 수를 예상했다.

▶두 용역의 유기적 조합과 예산, 풀어야 할 숙제

대략 이런 내용들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각 부문의 계획은 나왔지만 둘의 적절한 조합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 하는 답은 이날 보고회에서 구할 수 없었다. 일단 동북아평화제의 경우 명칭부터 지역성과 역사성을 한방에 담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시작해 축제다운 재미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제시된 앵강만 일원 활용계획이 ‘단순한 해양레저 나열’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용역담당자는 평화공원인근 행사장과 차별화된 ‘흥미’차원의 콘셉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순 나열은 아니라고 답변하긴 했지만 행정과 지역차원에서 요구했던 노량해전 승첩제의 계승·발전이 아니라 별도의 축제로 방향을 잡다보니 다수의 수정 보완사항이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52억여원으로 추정된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 현실적 대안 제시도 필요한 사항으로 지적됐다. 이런 지적은 갈수록 축소되는 국가단위 축제 지원규모와 함께 (가칭)동북아평화제가 열릴 시기에 여수엑스포와 순천 국제정원박람회 등 국가단위 축제 행사가 이어져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한다.

여기에 동북아평화제의 내용을 재연해 낼 ‘무대’ 역할을 하게 될 이충무공 평화공원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보완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편의시설인 주차공간 확보 및 주차장 위치 조정에 따라 동선 및 기본개념의 변경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용역상 ‘순국공원’이라고 명명된 충무공 전몰지점 위치에 대한 고증작업부터 지나치게 상징성을 강조하다보니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써의 ‘힘’을 싣는 것에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 등도 지적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용역보고회에서 제시된 지적 및 의견을 취합해 각 용역담당자와 재검토 과정을 거쳐 내년초 최종보고에 준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용역보고회에서 지적된 사항 이외에도 행정과 용역기관 사이에 사고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을 수차례 거친 뒤에야 명칭부터 시작해 개최시기, 세부계획 등 최종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동북아평화제나 이충무공평화공원 조성계획이 현 용역 결과로 놓고 보더라도 300억원에 가까운 규모로 진행돼야 하는 사업이라 소요예산을 확보하는 방법도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동북아평화제와 공원조성이 가장 큰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2012 여수엑스포와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라면 ‘예산’숙제와 더불어 용역 세부사항 수정·보완·검토에 있어서도 ‘신속함 속의 신중함’을 갖추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동정·정영식 기자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