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작은 지역사회에는 하나의 갈등이 실제 크기보다 훨씬 부풀려져 전달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남해군과 남해신문 간에 빚어지고 있는 갈등도 그러한 한 예에 해당된다. 흔히 '싸우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사람들은 '바깥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다'면서 '좋은 것만 보여주자'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남해군과 남해신문의 갈등에 대해 조금 깊이 들여다 봐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 자치시대에 살고 있다. 자치시대에는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도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갈등의 범주 속에는 소모적인 것도 있고, 생산적인 것도 있다. 갈등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보기 전에 먼저 그 갈등이 생산적인 것인지, 소모적인 것인지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구분하여 보려고 할 때 비로소 누가 옳은 주장을 하는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갈등의 요소들 중에서도 각기 생산적인 것과 소모적인 것을 구분해서 바라봐 달라는 당부도 덧붙이고 싶다. 그래야 어느 일방에 경도되지 않은 균형 있는 평가와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갈등 중에서도 생산적인 갈등, 보다 나은 대안이 무엇인지를 놓고 벌이는 갈등이야말로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젠가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진지한 토론문화가 정착된 단계의 지방자치를 꿈꾸고 있다.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늘 우리 앞에 일어난 여러 갈등의 요인들을 적당히 봉합하려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소모적인 갈등은 하루빨리 걷어내야 하지만 생산적인 갈등조차 갈등하는 순간의 피곤함을 피하기 위해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간다면 지역발전의 동력은 한순간 힘을 잃고 말 것이다. 생산적인 갈등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치시대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것이다. 공무원도, 지역언론도 지역주민의 행복한 삶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기본 임무이다. 다만 일의 분야와 일하는 위치가 뿐이다. 자치단체와 지역언론간의 생산적인 갈등조차 '싸우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논리로 봉합하려한다면 그것은 달려야 할 두 마리 말의 고삐를 늦추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장묘문화로부터 시작하여 스포츠마케팅을 거쳐 최근 골프장 개발에 이르기까지 민선3기 자치단체장과 남해신문 사이에 벌어진 갈등의 의제들 중에 어떤 것이 생산적인 것이었는지는 주민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남해군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하나의 나침반이어야 할 지역언론이야말로 자치단체장과 벌이는 생산적인 갈등만큼은 한시도 두려워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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