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상품화 시도, 당국 지원 필요

‘남해군 전통공예모임의 탄생’

어떤 물건에 본래의 기능을 살리면서 조형미를 승화시키는 일을 조상들이 물려준 방식으로 해 오는 일을 흔히‘전통공예’라 한다. 하얀 광목에 천연재료로 색을 입히는 일 또는 나무판에 글을 파는 일, 물레를 둘려 흙으로 그릇을 빗는 일 등이 그러한 일이다.
이러한 전통공예는 갈수록 그 자리를 잃어가고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그 가치를 높이 살고 그 멋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남해에도 이러한 공예가들이 더러 있다. 염색공예가인 무지개마을의 김궁자씨와 남해읍의 곽인순씨, 서각 공예에 전념하고 있는 삼동면의 배상근씨, 도자기 공예가인 남해읍의 이소영씨, 전통 바느질 공예가인 고현면의 류수영씨 그리고 진메 옹기를 하고 있는 남해읍의 김용태씨 등이 현재 알려져 있는 지역의 공예가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만남을 갖고‘지역전통공예 활성화’를 모색하고 나섰다.‘어떻게 하면 남해전통공예의 기반을 넓힐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부터‘전통공예를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움이 되는 길’까지 함께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공예인들의 어려움 함께 해소 노력”

이 모임의 중심에 창선면에서 나전칠기공예를 하고 있는 김효문(40) 회장이 있다.
올해로 나전칠기 공예를 시작한지 20년째 접어들고 있는 김회장은 사단법인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가 자랑하는 나전칠기의‘장인’.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관광상품공모전 특선과 강원국제엑스포 시연회 개최, 프랑스마르세유 국제박람회, 프랑스 파리 박람회 참가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에 초청되어 자신의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그는 3년전 고향으로 돌아왔다.“타지에 있을 때부터 언젠간 고향으로 돌아가 꿈을 펼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나 같은 장애인들과 함께 일터를 꾸리고 남해가 관광지로서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여기에 걸맞는 특산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회장의 귀향할 당시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막상 제대로 일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정착 당시 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장애인 공예기능 교육센터’를 열었으나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문을 닫았다. 만든 작품들을 판매할 만한 지역 판로 개척도 쉽지 않았다. 이는 비단 김 회장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공예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관광남해 전통공예품을 꿈꾸며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전통공예가들에게는 이제 흔히 말하는‘동지’가 생겼다. 김 회장은 “천연염색한 옷에 나전칠기 장식구도 달고 옹기와 칠기 그리고 염색과 바느질 등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쁜 일입니다. 또한 공동작업 등을 통해 지역특산물이나 상징물을 소재로 공예품을 만들고 이를 지역 특산품 매장 등에 내놓고 남해를 찾은 관광객이나 손님들에게 선보이는 일도 추진할 것입니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내놓았다.
또한 그는 "공예인들의 바라는 것 중 하나가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 후진을 양성하는 일,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전시·판매 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을 가지는 일입니다. 전통공예인들이 한 곳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테고요"라며 공예가들의 바램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이러한 일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역공예가들의 의지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관계당국의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전통공예는 계승의 가치가 있고 활용하기에 따라 그 가치가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남해의 아름다움이 전통공예와 만난다면 멋진 관광남해의 전령사가 될 것입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 보이기도 했다.
남해군전통공예모임은 오는 4월경 공동 작품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지역공예인들의 앞길이 기대되고 있다.

/ 한 중 봉 기자 hjb@digital-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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