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폐기물 제방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일명 동호안과 남해는 3~4km 떨어져 있다.
2004년 광양제철소 ‘고농도 독극물이 섞인 폐수 무단 방류 사건’ 이후 남해의 서쪽바다 광양만이 ‘대규모 오염 문제’로 또다시 들끓고 있다. 사고현장은 남해 고현면과 서면과는 불과 3~4km 떨어진 지점이다.
광양만 “최악의 환경 참사”라고 말해지는 포스코 광양제철 내의 ‘동쪽해안 제방 붕괴(이하 동호안) 사고’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남해와 관련 있는 최고의 이슈였다.
이런 가운데 남해군 환경단체는 광양제철소를 “반환경적 기업”으로 단정했고 어민대책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복구비 500억 원, ‘치명적 오염’
포스코 광양제철 동호안 사고는 복구비 500억 원이 소요되고 ‘치명적 오염’이란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8월 오폐수와 슬래그(철광석 찌꺼기)를 가둔 산업폐기물 매립장(89년 가동) 300m정도의 제방 도로가 4m가량 밀리거나 붕괴되면서 일어났다.
침출수가 광양만권으로 흘러들면서 남해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초대형 제방 붕괴 사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립된 슬래그는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물과 닿으면 석회동굴과 같이 화학반응을 거쳐 광양만으로 녹아내려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지 오폐수도 함께 광양만으로 흘러 남해바다를 현재까지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감서 의원들 “또 사고냐” 질책
사고는 2개월 전이지만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된 것은 지난 19일 광주시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영산강유역환경청 국정감사에서였다. 같은 날 환경노동위원회 추미애 위원장과 소속 국회의원 10여 명은 붕괴 현장을 둘러봤고 이 매립지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를 확인하는 등의 현장실사를 벌인 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조뇌하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장을 향해 ‘환경오염 실책’에 대해 따져 물었다. 추미애 위원장은 특히 “지난 17대 국회 국감에서 (정준양 당시 광양제철소 소장은) 오염총량제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추 위원장의 “17대 국감....” 발언의 내용은 2004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농도 독극물이 섞인 폐수 무단 방류 사건’을 말한다. 또 포항제철이 이 사고를 국정원에 보고했다며 ‘국정원법 위반’ 논란이 일었고 야당의원들은 “광양 동호안 국정원 개입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고 해역, 마시면 사망 수준 오염”
“사고 해역 바닷물을 마시면 사망 수준에 이르는 정도”란 보도까지 나왔다. 노컷뉴스는 지난 7일 ‘붕괴현장과 인근의 물을 남해수산연구소에 분석 의뢰해 수소이온농도(PH) 12이상의 고알칼리성 물질이 사고 해역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언론은 ‘사람이 마시면 사망할 수 있는 양잿물 수준으로 오염됐다’고 밝히며 사고 해역과 떨어진 지점에서도 고알카리성 저염분 유출수가 검출 돼 오래전부터 동호안 오폐수가 바다로 새나간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해역과 남해군까지 최단 직선거리는 불과 3~4km 지점이다.


포스코, 폐기물 업체 책임 공방
이 사건은 검찰 조사 중에 있다. 12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이 사고에 대한 책임 공방이 또 뜨겁다.
포스코는 ‘폐기물 매립장의 상부 하중 때문에 제방도로가 밀려 금이 갔고 침출수 방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이유’라며 매립지 제방 내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업체인 인선ENT(주)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반면 인선ENT는 ‘폐기물 위탁 업무를 맡기 전부터 제방에 문제가 있었고 슬래그의 석회성분이 물과 만나 씻겨 내려가면서 석회동굴처럼 동굴이 생긴 것이 주 붕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해 단체 “포스코 반환경적 기업”
이 사고와 관련 남해환경센터 조세윤 의장은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전국적으로 최고의 산성비와 90.6%의 황산화물과 86.6%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반환경적 기업”이라며 “광양제철소가 지역민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기업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독극물 함유 폐수 방출 경력
한편 2003년 환경부, 검찰 등이 실시한 단속결과에서 광양제철은 ‘시안(cyaan, 흔히 청산가리)이라는 독극물이 고농도로 함유된 폐수를 무단 방류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광양제철은 ‘우리는 완벽한 환경오염 저감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다’고 발뺌해왔다(인터넷 남해신문 2004년 5월22일 사설:‘광양제철 독극물폐수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참조.)
또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이 남해, 여수, 광양 등에 관한 ‘지역주민 환경오염 노출수준’ 등에 관한 조사에서 여수 광양 주민들에 비해 남해 주민들의 소변 속에 들어있는 카드뮴, 수은, 무기비소체 등의 중금속 농도가 여수와 광양 주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