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란 만화책 속의 그림만큼이나 작고 병아리만한 ‘귀여운 놈’의 아기 공룡이 남해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귀여운 놈’이 어쩌면 미래 남해의 랜드마크가 될 성 싶지 않을까란 전망을 해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억 년 전 남해에서 아기 육식공룡으로 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거대한 공룡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상황에서 이 병아리만한 새끼공룡은 상상의 폭을 넘어서는 신비한 공룡의 또 다른 모습이다. 남해 공룡의 이야기 거리로 손색이 없다. 도마뱀 모양이지만 두발로 걷고 뒤뚱거리는 수각류 공룡으로 알에서 깨어나는 모습은 아기공룡 둘리나 병아리의 모습과 천상 닮았을 것이다. 고기를 먹는 육식 공룡이란 점만 빼고.


이 화석은 지난 2007년 10월 창선면 거주 박근실씨가 발견했고 진주교대 서승조 교수와 김경수 교수에 의해 지난해 8월 확인됐다.
길이 1.27cm, 폭 1.06cm인 이 발자국화석은 쉽게 설명하면 어른 손톱만하고 아이들이 공기놀이를 할 때 쓰는 작은 ‘콩돌’만한 크기다. 50원짜리 동전보다 작고 딱 병아리 발자국만한 크기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화석은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소형 공룡발자국이란 뜻의 미니사우리푸스(Minisauripus ich)’라고 학명을 밝혔다.


중국 사천지역에서 발견된 2cm보다 37%가 작고 산둥지역의 2.5cm 보다 딱 절반, 남해에서 먼저 발견된 2.3cm의 아기공룡 발자국보다 45%가 작은 것으로 어김없는 기네스북 감이다.
현재 기네스북에는 길이 1.78cm, 폭 1.16cm의 같은 수각류의 공룡발자국이 등재돼 있다. 스코틀랜드의 스카이섬(Isle of Skye)에서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번 발자국은 스코틀랜드보다 약 29%나 작다.


김경수 교수는 “발자국의 길이로 볼 때, 이 공룡의 키는 최대 10cm를 넘지 않는 공룡으로 알에서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공룡으로 판단 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발자국의 길이로 알 수 있는 공룡의 크기는 골반까지의 높이. 소형 수각류 공룡의 경우 발자국 길이의 4.5배가 골반까지의 높이에 해당된다. 이번 발자국의 주인공인 공룡은 골반까지의 높이가 5.7cm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9월 말 제69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영국 브리스톨)에 발표돼 학술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았고, 연구진으로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임종덕 학예연구관, 공달용 학예연구사, 미국 콜로라도대의 마틴 로클리 교수, 남해역사연구회 박근실씨가 참여했다. 특히 사이언스뉴스(10월7일자), 뉴사이언티스트(10월24일자), 라이브사이언스(Live Science), 엔피알(National Public Radio) 등 세계적인 과학언론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관련 연구성과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 오른쪽은 수각류 공룡인 유타렙터다 실제론 더 큰 공룡이다. 가운데는 만화 아기공룡둘리다. 남해에서 발견된 아기공룡 발자국 크기에 비춰 공룡의 크기도 이 정도이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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