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환경운동연합이 오는 3월 19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 주민운동단체가 10년 동안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아 활동을 계속 해나가는 것 하나만으로도 남해환경운동연합은  높이 평가 받을만하다.
환경운동은 생명운동이자 평화운동이다. 개발과 성장만이 살길인 것처럼 이데올로기화한 시대에 생명의 가치를 부르짖고 평화의 소중함을 실천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이 취할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는 삶을 선택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환경운동은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진보운동이랄 수 있다. 남해환경운동연합이라는 주민운동단체가 끈질기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입김을 불어넣고 윤활유를 공급해온 모든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10주년을 맞이하는 남해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6일 가진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집행부를 세웠다. 3인 공동의장단과 신임 사무국장의 면면을 보면 환경운동연합의 기존의 환경운동연합 집행부의 성격과는 사뭇 다른 색깔로 받아들여진다. 남해환경운동연합은 남해군이 골프장을 추진하게 되면서 그 본질적 정체성에 대해 시험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려 있다. "우리는 골프장·간척사업 등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강령을  채택하고 있는 남해환경운동연합에게 골프장이 서 있는 것이다.

이런 정체성의 위기 속에서 들어선 새 집행부에 대해 군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새 집행부는 골프장 문제가 피해갈 수 없는 과제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그 짐을 짊어지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의 강령과 남해군의 골프장 추진, 그리고 새로 구성된 집행부 이 한 단면의 관계만 가지고 보아도 앞으로 전개될 실천적 대립지점들을 짐작해볼 수 있다. 남해환경운동연합은 기회에 정체성을 명확히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창립10주년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는 남해환경운동연합에 축하를 보내면서 새 발걸음을 내딛는 그들에게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우선 환경운동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단체이기를 바란다. 진정으로 환경운동의 소중함을 알고 그 뜻을 함께 실천하고자 하는 많은 군민들이 자발적인 회원으로 참여하고 싶어지는 단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행정이나 주민이나 어떤 개발을 하더라도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신중한 접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만드는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장돼버린 '푸른 남해 21'이 전면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함으로써 군민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주민단체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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