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청에서 19일까지 전시회

지난 13일, 1450여명이 근무하고 매일 수백명의 민원인 발길이 이어지는 진주시청에서 그림 전시회가 열렸다. 여느 작가들의 전시회처럼 언론의 조명이나, 축하객들의 북적거림, 즐비한 화한은 보이지 않는 소박한 전시회. 그러나 유명 화가 전시회려니 했던 관람객들은 평범한 남해 사람들의 작품이라는 소개에 그림 솜씨를 놀라워들 했다.
“화가예, 아이구 부끄럽고로 그런 말하지 마이소. 그냥 그림이 좋아서 배우고 있는 중이라예”. 화가라는 호칭에 쑥스러워하는 남해미조미술동호회 회원들.
동호회는 오는 19일까지 진주시청 전시실에서 첫 전시회를 열고 있다. 모두가 미조면 사항에 사는 회장 김홍규(47)씨를 필두로 이영실(42), 최선심(41), 강순덕(42), 추경선(41), 백미숙(42), 박수진(남해고 1년)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김홍규씨와 최선심씨는 부부,백미숙씨와 수진이는 모녀간이다.
그림 배운지 2년 만에
전시회 열다
홍규 회장은 “화가가 아니면서 전시회를 한다는 게 겁도 났지만 선생님이 대중 앞에 작품을 내놓고 나면 안목을 더 넓힐 수 있다며 전시회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경수(거제군 미술전담교사) 지도 교사는 “미술 공부를 한 사람들이 아니면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더 긴 공부를 위해 자부심을 갖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전시회 취지를 밝혔다.  
이들이 그림을 만나게 된 건 겨우 2년 전, 교육청 주관 평생교육이 동기가 됐다. 미술 평생교육학교로 지정된 미조중학교에서 미술반을 모집했고 14명이 참가했다. 교육이 끝난 후 6명은 그림을 계속하기로 했다. 거제도로 발령 나 떠났던 이경수 교사가 이 소식을 전해듣고 남해까지 기꺼이 다리품을 팔겠다고 했다. 여기에 김홍규씨 부부가 점포 한 칸을 작업실로 내놓았다.
남편들, 후원도 ‘든든’
그러자 남편들도 나섰다. 이영실씨의 남편 주동완씨(46)는 다섯 살배기 딸의 보살핌을 도맡아주었다. 일을 마치고 오가는 길에 작업실에 들러 간식을 사다주었고 더러는 이러 저런 지적을 하며 선생 노릇을 자청하기도 했다. “시간이 나면 화투 따위로 소일하는 게 보통인데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건전한 여가생활을 하는 게 여간 이쁘지 않았다”는 추경선씨의 짝궁 김동수(46)씨의 전언이다. 엄마를 따라 그림을 배웠고 미술전공을 꿈꾸는 수진이처럼 자녀들에게도 무언의 교훈을 주었다.
그런 한편 이들은 귀한 것을 덤으로 얻었다. 같은 미조에 살던 터라 알고는 지냈으나 동호회를 계기로 남편들과 아이들까지 마치 한가족처럼 지내게 됐다.
화전문화제 때 전시회를
문화예술인이 귀한 남해에서 평범한 생활인인 이들의 전시회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경수 지도교사는 “그림에 대한 잠재력을 보았다. 그림 공부를 계속하면 화가로 평가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느낌은 오는 데 표현이 잘 안 된다”는 강순덕씨의 고민처럼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러기에 ‘그냥 그림이 좋아’에서 “조금은 더 욕심내고 싶다. 지금 목표는 화전문화제 때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는 회원들의 각오라면 남해미협의 탄생도 머지 않을 것이다.

/한관호 발행인

 

 

사진설명 : 그림 보러 오시다 -진주시청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남해미조미술동호회 회원들. 왼쪽부터 이경수 지도교사,  이영실, 백미숙, 강순덕, 추경선, 박수진, 최선심, 김홍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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