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감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로 나타났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고도 했다. 이 정도의 결과는 교육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짐작할 내용이다.
 그런데 보다 상세히 그 내용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이 연구결과를 발표한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생 5,0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각종 국가 통계를 종합, 이를 유니세프(UNICEFㆍ국제연합아동기금)의 2006년 연구와 비교한 것으로 8일 발표했다.
 유니세프는 물질적 행복, 보건ㆍ안전, 교육, 가족ㆍ친구 관계, 건강 관련 행위, 주관적 행복감 등 6개 항목을 '어린이-청소년 행복지표'로 삼고, 각 항목별로 OECD 회원국 18~25곳을 조사해 점수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한국 10대들의 주관적 행복감은 71.6점으로 20개국 중 최하위였다. 1위인 그리스(114점)보다 40점 이상 낮았다.
 반면 다른 5개 항목에선 비교적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읽기ㆍ수학ㆍ과학 성적, 학교 재학 율, 학업 열망 등을 평가한 교육 부문 점수는 120점으로, OECD 24개국 중 벨기에(121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건강 행위 부문은 18개국 중 4위였다.
 규칙적으로 아침을 먹는 학생 비율은 80.1%(평균 65%)로 비교적 높았고, 비만 율은 9.6%(평균 12.8%), 흡연율은 9.2%(평균 10.9%)로 각각 낮았다. 보건ㆍ안전 부문은 25개국 중 5위, 물질적 행복은 25개국 중 10위였다. 가족ㆍ친구 관계는 22개국 12위였는데 부모와 주당 3, 4회 이상 대화하는 비율이 58.3%(평균 61.3%)로 약간 낮았다. 이 연구 결과를 놓고 연구소 관계자는 "한국 사회에서 건강, 교육, 안전 등 하부구조는 잘 갖춰져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 수준은 매우 낮다"며 "특히 학년이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6개 항목 중에 무려 5개 항목에서 비교적 양호한데 왜 주관적 행복지수는 꼴찌가 된다는 말인가? 그것도 가장 중요한 삶의 질을 가름하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그럼 6개 항목 중 유일하게 꼴찌를 한 주관적 행복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주관적 행복지수는 주관적 건강, 주관적 행복도,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나는 건강하지 않다'는 답변은 24.4%로 OECD 평균 14.9%를 훨씬 웃돈 반면, '행복하다'는 답변은 55.4%로 평균 84.4%에 크게 못 미쳤다. 그리고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학교를 좋아한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 29.9% 로 전체평균(23.6%)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의 주관적 만족도(5점 만점)는 초등학생은 4.0, 중학생은 3.4, 고등학생은 3.1점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조사와 상관없이 지난 4월말에 학교 도서관에 있는 학생 20명을 무작위로 상담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상담 항목 중에, ‘학교 만족도’가 있었는데 20명 중 ‘보통’이라고 답한 2명을 제외하곤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아주 만족하며, ‘초등학교 시절보다 더 재미있다.’ 고 답했다. 이 학생들은 교장이 듣기 좋아라고 속에 없는 말을 할 정도로 정치적이지도 세련되지도 못하고, 나 또한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분명히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남녀 같이 축구를 같이 할 정도로 건강하다. 특별한 질병을 가지지 않는 한 이 시기에 건강이 나쁠 이유가 없지 아닌가? 이 두 가지 항목에서 긍정적이면 나머지 행복지수 역시 나쁘지 않으리라 유추한다. 결국 어른들의 과욕이 빚은 과도한 경쟁에 내 몰리는 도시의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불행 지수일 뿐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농어촌 교육에 달려 있다. 그런대도 교육을 핑계로 시골을 떠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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