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1루수 최희섭 선수
"야구캠프, 주변환경·시설 미국보다 나아"
"친구들 많이 생겨 보람,  체력이 가장 중요"
유명인보단 반듯이 잘 자란 청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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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선수는 대한야구캠프 구명근 총감
독(사진 오른쪽)이 지난 2000년 미국에 코
치연수를 온 이후 친하게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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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수중 타자출신으로는 처음 메이저리그입성에 성공,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카고 컵스 소속 최희섭선수가 지난 22일 대한야구캠프를 찾아와 현재 총 3주예정의  개인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24일 최선수와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이 자리에서 최선수는 서  "선수이전에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는 평소의 지론과  "메이저리그에서 죽을 각오로 열심히 뛸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직접 만나본 최선수는 시종 진지하고 소탈한 모습이었고 겸손한 태도였다. 유명야구선수 보다는  참 반듯이 잘 자란 청년같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남해를 찾게 된 계기와 소감은

=우선 2년전 미국에 연수를 온 대한야구캠프 구명근감독과 친분을 쌓게 됐고 이후 에이전트를 통해 남해와 대한야구캠프에 대해 많이 들었다. 직접 둘러보니 남해는 공기도 좋고 바다와 산을 갖춘 풍광도 참 아름답다. 그리고 야구캠프는 야구만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나 시설이 탁월하다. 이런 곳은 미국에도 없다.

▶ 남해에 있는 동안 야구말고 하고 싶은 일은 

=좋아하는 낚시도 하고 등산이나 남해구경도 많이 하고싶다.

▶미국에서 생활한지 3년 9개월만에 고국에 왔다. 그런데 불과 19일만에 남해에서 개인훈련을 실시한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인이고 조금있으면 새해인데 꼭 그럴 이유가 있었나

=몇가지 행사 때문에 오히려 늦었다. 그리고 나는 야구선수라 훈련이 더 중요하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뭐 이런 것은 대수롭지 않았다.

▶미국에 처음 갈 때 심정과 지금의 심정은  

=처음엔 우려가 많았다.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비행기를 타고 가며 잠도 안자고 잘 적응할까 걱정했다. 그런데 돌아온 지금은 정말 홀가분하다. 비행기 좌석도 달라졌고 관심도 많아졌다. 이 모든 것이 내가 미국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3년 4개월만의 메이저리그 입성, 그리고 한달간 1할 8푼의 타율.을 기록했다. 스스로의 예상과 기대와 비교해보면  

=메이저리그 입성은 생각보다 조금 늦어졌고 타율은 1할 8푼이었지만 부상때문이고 실제 3할 정도의 타력은 선보였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조금 아쉬운 면도 있지만 앞으로 좀 더 잘되려는 과정이다.
▶미국에 가서 스스로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이너리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  함께 고생을 운동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한친구들이 생긴 것이다. 내겐 그 친구들이 보물같고 큰 재산이다.

 ▶한국야구와 미국야구의 특별한 차이는

=특별한 차이는 없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에서건 집중력과 자신감을 갖고 성실하게 해 나가면 잘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선수이기 전에 좋은 인간이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 같았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아버지와 에이전트인 이치훈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들은 야구선수 이전에 늘 인간적인 면을 강조했다. 누구들 대하건 겸손하고 어떤 자리에서건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본다. 나에게 야구를 잘하는 것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스스로 보완해야 할 점은 뭐라고 보나

=기술적 단점, 타율 등은 크게 신경 안쓴다. 또 슬럼프에 빠지면 늘 처음부터 다시라고 마음을 먹는다. 절실한 것은 체력이다. 메이저리그는 한해 164게임을 소화하는 일정이다. 그러므로 체력이 중요하다. 부상,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타구가 체력이 떨어져 생기는 문제다. 그래서 체력보완이 시급하다.

 ▶술이나 커피는 전혀 안하고 탄산음료도 멀리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몸관리를 위해서다. 심지어 눈이 나빠질까봐 컴퓨터도 안 한다. 물론 주변에 있  사람들은 신기해한다.     

▶미국생활을 하며 특별한 어려움은 없나

=외국이니 외롭고 힘들고 언어가 잘 안통하고 음식이 잘 안맞는 등의 어려움은 다들 비슷하다. 그러나 내게는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더 많았고 그래서 잘 견뎌낼 수 있었다.  

▶앞으로의 꿈은,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후의 구상은

=우선은 메이저리그에서 하루 빨리 주전자리를 확보하고 싶다. 여건만 되면 신인왕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에서 죽을 각오로 뛰는 것이다. 귀국후는 아직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계속 하고 싶다. 고아원 방문 등 최근에 몇번의 경험을 했는데 홈런치는 일보다 기분이 더 좋았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양연식기자
roady99@netian.com/


작성시간 : 2002-12-27 16: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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