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전락한 디지털 자료실
PC방 전락한 디지털 자료실
  • 양연식
  • 승인 2003.12.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만 인기, 나머지는 썰렁

컨텐츠확보, 공간 재구성 등 투자필요 

  
 
  
남해도서관 디지털 자료실. 
  

지난해 3월 3억 5000만원의 거액을 투입, 멀티미티어 시설과 디브이디, 시디롬 등 다양한 자료를 갖춰 지역사회의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 기대됐던 남해도서관 디지털자료실이 이제껏 PC방 수준으로 이용되고 있어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남해도서관 디지털 자료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11월 29일 현재 총 7788명의 이용자중 5744명(77.7%)이 인터넷을 이용해 디브이디 (712명, 9.1%), 시디롬(8.3%), 비디오(435명, 5.5%), 어학기기(246명, 3.1%)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활용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남해도서관 관계자들 역시 "디지털 자료실 이용자들은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검색을 가장 많이 하며 디브이디나 시디롬 등 멀티미디어 시설은 잘 찾지 않는다"며 "PC방과 비슷한 수준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이용현실 역시 단순정보검색, 채팅, 메일이용, 음악감상 등에 한정돼 있어 동네 PC방, 직장 컴퓨터로도 족한 수준이다. 

이와 같은 남해도서관 디지털 자료실의 PC방 전락에는 이용자들 스스로 그 활용방안을 제대로 모른다는 점 말고도 갖춘 내부시설자체가 컴퓨터 중심이라는 점, 일반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한 단조로운 실내배치, 보유한 컨테츠의 문제 등과도 관련이 있다.

디지털 자료실에서 가장 많은 기자재는  컴퓨터다. 총50개중 32대가 컴퓨터이고 공간의 대부분도 이들이 차지한다. 남해도서관 문봉균관장은 "32대의 컴퓨터중 22대는 나란히 붙어있어 컴퓨터 강의실과 비슷한 구조로 돼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자료실의 관계자에 따르면 그나마도 전체 컴퓨터가 한꺼번에 활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컨텐츠 자료의 내용도 문제다. 남해도서관에 현재 있는 시디롬, 디브이디 등은 지난해 3월 개관 때 갖춰진 컨텐츠다. 이후로는 아직 한번도 새 자료를 구입하지 않았다. 이는 도서관에 신간이 없으면 인기가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남해도서관 문봉균관장은 "지난해 말쯤 전자책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책구입예산조차 원래 예정된 것보다 절반밖에 못받았다. 게다가 멀티미디어 자료비가 따로 책정돼 있지도 않아 문제"라고 지적한후 "다행이 올해는 책구입 예산이 다 내려와 700만원 어치의 전자책을 주문한 상태"라고 밝혔다.

모든 좌석이 개방식구조인데다 1인용 책상과 의자, 컴퓨터로 등으로만 천편일률적으로 갖춰진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의 실내배치로는 여러명이 소모임을 가질수도 없고 함께 디브이디 등을 함께 감상할 공간도 없으며 자유롭게 어학학습을 하는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이 힘들게 돼있다. 

지난 99년부터 중앙정부가 각 공공도서관마다 거액을 들여 디지털자료실 조성을 추진한 것은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용, 책만이 아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 국민이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군의 경우 지역에 특별한 문화공간이나 다양한 지식정보를 접할 곳이 적어 멀티미디어시설을 잘 갖춘 디지털자료실이 생기면 문화증해소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금의 디지털자료실 운영현실은 이런 취지와는 상당히 어긋났다.

이제나마 디지털자료실을 pc방이 아닌 이색적인 문화지식공간으로 가꾸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리주체인 남해교육청과 남해도서관의 각별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