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인은 ‘향수’에서 고향은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이라 그리며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고 고향사랑에 대해 노래한 바 있다. 정지용의 ‘향수’나 이은상의 ‘가고파’ 노랫말처럼, 나고 자란 언덕배기·바다·골목을 잊을 이는 없다. 살다 쌓인 말과 그리움과 시름을 안고 저마다 고향·가족·친지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고향은 누구에게나 그립고 정든 곳이다. 부모님이 계신 곳일 수도 있고 태어난 곳일 수도 있다. 고향은 언제 생각해도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곳이다. 고향을 지키
설날을 앞둔 지난 17일 읍장날, 3년만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제대로 된 설날의 차례를 지내기 위해 생선을 구매하는 등 모처럼 읍 시장 바닥이 활기찬 모습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난 삶의 영향을 미치고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움은 설날, 추석과 같은 명절을 가족이 함께하지 못하게 한 것이었는데 가족과 함께 3년 만에 제대로 된 설날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도시화 이후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은 고유 명절인 설날과 추석인데 현대인에게 있어 명절의 의미도 어쩌면 조상의 산소를 찾는 것도 있지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계묘년 새해를 맞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는 경제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 군수의 신년사는 이처럼 덕담과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 등을 담아 국민과 군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새해의 시작은 신년사와 함께 실질적으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1년간 해야 할 일을 담아 놓은 지침서 또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군청 등 기관 대부분이 신년사 없이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곳이 없는 이유다. 신년사를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남해신문 창간 32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과 향우 여러분·애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계묘년 새해, 우리 군민의 가장 큰 바램은 3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저성장에서 벗어나 지난해보다 살림살이가 조금은 더 나아질까 하는 점 그리고 나라와 우리 지역의 경제 활력을 되찾는 일일 것입니다. 지난해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장충남 군정 2기도 시작을 했습니다. 올해는 장충남 군정 2기가 본격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어 우리 군민의 삶의
2022년 임인년, 호랑이해가 저물고 있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했는데, 한 해가 가버렸다. 이맘때면 SNS에 불이 난다. 한 두줄 덕담에 희망찬 이미지를 덧붙여 여기저기 보내고 또 그만큼 받기도 한다. 한 해의 끝 무렵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문화는 언제, 또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지나간 시간을 애도하고 다가올 새해를 환영하기 위해 우리는 만난다. 만나지 못해도 먼 곳에서 안부를 나눈다. 홀로 있는 사람, 평소 연락도 제대로 하지 않던 사람들을 챙기고 연말에는 조금 더 많은 양의 선의가 생기는 것 같은 마음이
카타르에서 들려오는 월드컵 소식에 12월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재작년이나 작년과는 분위기가 다르고 ‘위드 코로나’로 일상이 많이 회복되어 다양한 연말 공연과 축제 소식, 코로나 이전의 크리스마스와 다를 바가 없이 많은 부분이 회복된 것처럼 보인다. 어려운 경제, 여야 정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우울한 뉴스에서 모처럼 월드컵 국가대표 소식이 우리 국민들을 한마음으로 만드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기적의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언론자유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를 해 보고자 한다. 191
오는 12월 22일(목)은 민선 2기 남해군체육회장을 뽑는 날이다. 투·개표는 투표일 후보자 소견 발표 후 현장에서 투표로 실시한다. 체육회장은 그동안 단체장인 군수가 맡아 왔다. 그러다 2019년 12월부터 지자체 체육회장을 선거로 뽑는 제도가 생겨 초대 박규진 회장이 3년간 민선 체육회장으로서 남해 체육의 기반을 다져 온 것이다. 스포츠에서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군민이 뽑는 건 아니고 대의원이 선출한다. 남해군 체육회 가맹단체인 축구 등 각 종목의 회장 등 대표들과 읍면체육회장과 대표들인 대의원들이 체육회장을 선택
가을이 가기 전인 11월 중순, 은퇴자들과 함께 경주의 황리단길을 둘러보고 온 선배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면서 남해는 이렇게 될 수 없을까 하는 얘기를 듣고, 지난주 그 길을 돌아보고는 똑같은 충격적인 느낌이 들었다. 경주 황리단길 풍경은 평일인 수요일임에도 경주의 황리단길 3백여 개 정도 되는 어느 가게를 둘러봐도 젊은이들이 담소하고 음식을 즐기고 있었고,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 찬 것 같다는 느낌이다. 평일임에도 이 정도인데 금·토·일 주말에는 주차는 물론이고 서울 강남 도심지와 같이 젊은이들이 밀려 다닐 정도로 넘쳐난다
앞으로 3개월 후, 내년 3월이면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치러진다. 조합장 선거는 가장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투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유권자는 각 지역조합 소속 조합원으로 한정돼 있어 군수나 도·군의원 선거와는 직접적인 비교범위가 다르지만, 우리 군의 주 소득원인 농·수·축·산림 등 1차산업 종사자들의 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그 중요도는 지방선거,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 못지않게 크고 중요한 선거이지만 한편으론, 조합장 선거는 조합의 사업을 추진하는 능력 있는 경영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정치인을 선출하는 공직
지자체 중 전국 처음으로 서면 서상에 스포츠 파크를 조성, 당시 생소했던 스포츠 마케팅을 시작한 것처럼 지난 8일 군청에서는 ‘고현 성산 파크 및 그라운드 골프장 조성사업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하고 우리 남해가 파크골프의 성지로서 원대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미국의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웰니스 관광 시장 규모는 2020년 4천357억 달러(약 566조 원)에서 2025년에는 1조1천276억 달러(약 1천46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단순 관광에서 수명 연장의
가을이다. 차가워진 공기, 잘 익은 대추, 가을을 알려 주는 현상들은 많이 있다. 아침저녁으로 냉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내게 가을의 전령은 입현 매립지에 청둥오리와 기러기 찾아 오는 것이다.청둥오리와 기러기들은 보통 10월 초부터 남해의 가을농사가 거의 끝나는 11월까지 계속해서 몰려온다. 떼로 날 때 힘내자고 추임새를 넣는 건지, 일행이 잘 따라오는지 서로 확인하는 건지 몰라도 기럭기럭 끊임없이 소리를 내면서 오는 것이다. 선소의 둑방에 서 있으면 입현 매립지에는 주로 오리들이, 반대편 선소 바닷가에는 기러기들이
계절마다 남해의 4계를 찾아서 사진으로 담고 있는 서울의 친구가 내산에 단풍이 시작되었는지 한번 가보고 연락을 주라고 해서 지난 주말에 내산을 찾았다. 언제 누가 식재를 했는지 감각있게 진입로 초입부터 내산과 가장 적합한 단풍나무를 가로수로 조성했던 당시 담당했던 공직자에게 고맙다는 마음이다. 색깔이 유난히 빨갛고 노란 진입로의 단풍나무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서울 친구가 이런 기대감으로 이곳에 다시 오고 싶어 했구나. 친구가 궁금해하는 내산의 단풍은 화려한 물감을 입히기 시작하는 듯 산 위부터 시작되어 아래로 매일매일 새
2·30대 축구, 테니스 등 운동에 취미를 가졌고, 50대는 골프를 좋아하던 선배가 새로운 스포츠 파크골프의 재미에 푹 빠졌다. 지금도 골프를 매달 1~2번 정도는 하지만 파크골프가 나이 들어서 최고라고 한다. 골프에 비해 시간은 길지 않은 2시간 정도이지만 카트 없이 계속 걷다 보면 근력을 키우고 골다공증 예방도 할 수 있고 다리 근육도 강해지고 적당한 운동시간 등 만나기만 하면 파크골프의 매력에 대해 1시간 이상 진지한 설파를 한다. 은퇴자들 뿐만 아닌 저렴하게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기에 전국적으로 파크 골프 인구가 계속
‘한국 사람은 밥심’이라는 오랜 구전이 있다. 밥심은 ‘밥을 먹으면 생기는 힘’이라는 순우리말이다. 밥은 생명이다. 9월 중순 첫 수확한 햅쌀로 어머니가 지어 주신 밥은 입에서 살살 녹았다. 요즘도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쌀로 밥을 해보면 맛있긴 한데 어릴 적 그때 그 시절의 맛과 같은 느낌은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변화하고 있는 한국의 ‘쌀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도 필요하다. 농사일은 자연의 질서에 의존하기에, 자본주의 경제체제인 시장의 논리보다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인간 노동의 근본 영역이기도 하다. 쌀로 생명을 가꾸는
코로나19에 갇혀있던 독일마을 옥토버페스트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옥토버페스트는 축제 발상지인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에서 10월을 가리키는 옥토버(Oktober)와 축제를 뜻하는 페스트(Fest)를 합친 시월 축제인 것이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공국의 세자 루트비히 1세가 작센 공국의 공주 테레제와 결혼하게 됐는데 결혼식이 고대 올림픽처럼 치러지길 바랬고 1810년 10월 뮌헨의 잔디공원에서 경마를 포함한 스포츠 경기가 어우러진 행사가 열린 귀족들의 잔치였다. 행사는 해마다 열렸고, 점차 일반 민중에게도 개방되면서 대
은퇴자나 은퇴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노후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한다. 사는 곳에 따라 삶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어디에서 삶의 질을 유지하고 보다 행복한 삶을 모색하며 늙어갈 것인가. 정답은 없다. 경제적 여건과 건강, 사고방식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고 더 늙으면 돌봄이나 간병을 필요로 하는 상황까지 검토할 필요도 있다. 매년 노년층이 증가하는 시대다. 현재와 같이 농·어업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오는 관광객만 맞이하면서 군민의 소득을 지속할 수 있을지 10년 뒤 남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갖고 웰니스 산업에
해양환경국 신설, 핵심전략추진단 신설, 각 과별 전문성·책임성을 강화한 3국·1실·1단·15과 체제로 전환한 민선 8기 남해군 행정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개편과 더불어 인사발령이 되면, 새로운 항해가 시작될 것이다. 민선 8기 군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실무 주무관들과 간부진, 구성원들과의 진정한 소통으로 시작해야 장충남 군정의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100대 1을 넘어서던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올해 29대 1로, 또 7급 공무원 경쟁률(42.7대 1) 역시 43년 만의 최저를
높이 500m가 넘는 ‘타워 건축물’이 서울 강남에 있고, 전북 전주에서는 높이 400m 타워 건축 계획을 놓고 공론화위원회가 고민 중이다. 서울과 전주지역의 ‘랜드마크’를 표방한다. 높은 건물은 어디서나 잘 보이는 위치 표시라는 원래 뜻의 랜드마크가 분명하다. 오늘날 랜드마크의 이미지는 높은 건물이라기 보다는 그 지역의 상징성, 대표성을 가진 구조물을 가리키는데 군청 신청사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일본 도쿄에 가면 관공서가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 있다. 신주쿠에 있는 도쿄도 청사다. 도쿄도 청사가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가위, 가배, 중추절 등으로 불리는 추석은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자 음력 8월 보름의 뜻을 지닌 연중 으뜸인 명절이다. 추석의 유래야 어떻든 추석은 오곡이 익는 풍성한 계절을 기념해 ‘이날처럼 잘 먹고 잘 입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과 바람’이 담겨 있다. 특히 추석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것이 중요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산소를 찾아 벌초하고, 햇곡으로 빚은 송편과 각종 음식을 장만해 조상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며 추석과 같이 풍성한 삶을 이어 가길 기원한다.추석에는 식구들이 다 모인다. 우리 부모님께서 자식을 여럿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한 되다’ 이런 런 말들이 있듯이, 그만큼 가을 전어가 맛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전어가 산란기인 봄에서 여름까지는 맛이 없지만, 여름에 충분한 먹이를 취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몸에 영양분을 많이 비축하게 된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전어의 살이 두툼해지면서 씹히는 맛도 있고 가장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전어는 떼로 몰려다니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남해안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4~6월에 난류를 타고 북상하여 강 하구에서 알을 낳는다. 부화한 전어는 6~9월에는 연안에서